[한국여성인물사전] 209. 천명부인(天明夫人)

입력 2017-10-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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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실을 평화롭게 한 김춘추 어머니

천명부인(天明夫人)은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太宗武烈王)의 어머니이다. 아버지는 신라 제26대 진평왕(眞平王)이다. 진평왕은 복승갈문왕의 딸 마야부인(摩耶夫人) 김씨(金氏)를 왕비로 두었으며, 후비(後妃)로 승만부인 손씨가 있다. 천명부인의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알 수 없다. 천명부인은 제25대 진지왕의 아들인 용수와 혼인하여 뒷날 태종무열왕이 되는 김춘추를 낳았다.

천명부인은 남자 형제는 없었지만 자매들은 모두 유명했다. ‘삼국사기’에서는 진평왕의 뒤를 이어 제27대 왕으로 즉위한 선덕왕(善德王)을 진평왕의 장녀라고 하였다. 또한 ‘삼국유사’에는 서동요 설화의 주인공인 선화공주(善花公主)가 진평왕의 셋째 딸이라고 하였다. 이들 기록을 종합하면 진평왕은 세 명의 딸을 두었으며, 그중 천명부인이 둘째가 되는 셈이다.

언니인 선덕왕은 총명한 것으로 유명했다. 여왕이라는 점 때문에 선덕왕에 대해서 호의적이지 않았던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도 ‘어질고 명민했다’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삼국유사’에서는 선덕왕의 세 가지 사건을 소개하면서 선덕왕이 미리 알아내는 식견이 있었다고 하였다. 어질고 똑똑했던 선덕왕은 아들을 두지 못한 진평왕의 후계 왕으로 우리 역사상 첫 여왕이 되었다.

동생인 선화공주는 백제에까지 소문이 날 정도로 미인이었다. 그렇지만 미모로 인해 신라를 떠나 백제로 가서 살아야 했다. 선화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백제의 서동이 신라로 와서 선화공주가 자신과 사귄다는 내용의 ‘서동요’를 지어 퍼트렸다. 이로 인해 선화공주는 귀양을 가야 했으며, 귀양 도중에 나타난 서동을 따라 백제로 갔다. 이 서동이 뒷날 백제의 무왕으로 즉위하면서 선화공주는 백제의 왕비가 되었다.

왕과 왕비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이들 자매에 비해 천명부인은 뚜렷하게 내세울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료에서도 천명부인의 특별한 행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태종무열왕의 어머니라고 하는 계보상의 존재로 등장한다. 천명부인은 신라 왕실의 공주로서 가장 일반적인 삶을 살았다. 남편인 용수는 진평왕과는 사촌형제로 부계촌수로는 오촌당숙이 된다. 당시 신라 왕실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근친혼의 관행을 따른 것이다.

그런데 용수는 폐위당한 진지왕의 아들이었다. 진지왕의 폐위 후 진평왕이 왕이 되었으므로 용수는 자칫하면 정적(政敵)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용수는 진평왕 대에 오히려 내성사신(內省私臣)으로 최측근에서 활동을 하였다. 또한 선덕왕대에도 지방 순찰을 다니고, 황룡사 9층탑 건립을 주도하는 등 활약을 보이고 있다. 천명부인이 두 집안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았던 천명부인은 아들 김춘추가 왕위에 오른 뒤 문정태후(文貞太后)에 추존되었다. 다른 자매들이 왕과 왕비가 되었다면, 천명부인은 왕모(王母)로서의 지위를 누린 것이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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