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몰래 대출받은 은행원, 업무상 배임 아냐"

입력 2017-09-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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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몰래 대출받은 돈을 제멋대로 사용한 은행원에 대해 고객에 대한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여신 담당 직원 정모(47)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대법원은 "정 씨가 대출금을 관리하거나 예금주에게 대출금을 지급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닌 은행 업무"라고 밝혔다. 또 "정 씨가 피해자들과의 사이에서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업무상배임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2014년 5월~2015년 5월 고객 9명 몰래 대출계좌를 만들고 38차례에 걸쳐 5억1676만 원을 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씨는 이 돈을 대부분 자신의 빚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지만, 정 씨에게 업무상 횡령 대신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봤다. 당시 재판부는 "SC은행 직원인 정 씨는 대출금이 입금된 통장을 피해자들에게 즉시 전달하는 한편 그 통장에서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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