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문인화(文人畵)

입력 2017-08-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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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文人畵)’라는 예술 장르가 있다. 비록 ‘화(畵)’라는 말이 붙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인화를 ‘서예’의 범주에 속하는 예술로 인식하고 있다. 전국 규모의 중요한 서예공모전에 거의 다 ‘문인화’라는 항목이 항상 끼어 있기 때문이다.

문인화란 무엇을 그리는 그림일까? 매화(梅)•난초(蘭)•국화(菊)•대나무(竹), 즉 4군자(四君子)를 비롯하여 소나무(松), 파초(芭蕉), 모란(牧丹)등 각종 화훼와 기명절지(器皿折枝:모양이 좋은 그릇이나 꽃가지) 등을 그린다. 먹으로만 그리는 경우도 있고 채색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요즈음은 컬러 시대라서 그런지 채색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런데 최근 이런 그림을 문인화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인화란 문인이 그린 그림을 두고서 하는 말이기 때문에 비록 梅•蘭•菊•竹이나 松, 芭蕉, 장미(薔薇)와 器皿折枝 등 과거에 문인들이 즐겨 그리던 소재를 그렸다고 하더라도 그린 사람이 문인다운 소양을 갖추지 못했다면 문인화라고 부를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한자문화권의 그림은 본래부터 외형적인 모양을 닮게 그리는 이른바 ‘형사(形似:형태의 닮음)’에 치중하지 않고 피사체를 통해 그린 사람의 내면에 갖추어진 문인적인 소양을 표현하는 ‘신사(神似:정신의 닮음)를 중시하였다. 그래서 소동파(蘇東坡) 같은 사람은 “외형만 닮은 신사(神似)로써 그림을 논한다면 그것은 어린애의 견해일 뿐이다(論畵以形似, 見與兒童鄰)”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서예계에는 과거의 문인학자들이 연마한 문인정신은 연마하려 하지 않고 다만 외형만 예쁘게 치장한 문인화답지 않은 문인화가 범람하고 있다. 지금 예술의전당에서는 근대 중국 문인화의 거장 ‘제백석(齊白石)전’이 열리고 있다. 모범으로 삼을 만한 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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