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사, 성과연봉제 이어 KPI까지 갈등 격화

입력 2017-08-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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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사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은행권의 핵심성과지표(KPI) 제도의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KPI가 단기 실적을 부추기도록 지나치게 세분돼 금융소비자들이 불완전판매와 은행의 경쟁비용 전가에 따른 차별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은행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불완전판매책임을 뒤집어쓰고 있으며, 은행 간 출혈 경쟁 등으로 장기적 성장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산업의 과당경쟁은 IMF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강도가 높아져 왔고 지금은 오로지 수익만 추구해 금융기관 본연의 공공성을 외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8개 은행의 KPI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은행별 KPI는 최대 97개였으며, 목표 달성률도 낮게는 140%, 최대 180%였다. 금융노조 측은 “KPI상 목표 기준을 달성해도 최고 가점을 받는 게 아니라 기준의 1.8배를 달성해야 최고 가점이 부여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영역별 KPI의 비중은 평균 62.6%가 상품 신규에 배정돼 있었다. 이어 관리지표(11.0%), 재무(10.8%), 소비자 보호(2.7%), 사회공헌(6%) 등 순이었다.

금융노조 측은 “조사 결과 모든 은행이 연중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본부, 지역본부, 심지어 각 부서까지 이중·삼중의 프로모션이 직원들에게 할당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사업장 조합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고객의 이익보다 은행의 KPI 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8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과도한 목표설정과 수익을 우선시하는 KPI 평가제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모든 문제를 KPI 탓으로 돌려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KPI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능력을 잃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은 주주들의 재산으로 밑받침된 상장사인 만큼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KPI가 평가지표인 동시에 성과지표이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 경영진에 정당한 성과보상을 요구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권 노사는 최근 들어 마찰이 커지고 있다. 금융노조가 지난해 사측의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으로 와해된 산별교섭 복원을 촉구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노조는 오는 24일 2차 산업교섭 회의가 무산될 경우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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