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EF, 스토킹호스를 보라

입력 2017-08-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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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기업금융부 기자

법원이 이끄는 기업 인수·합병(M&A) 방식인 ‘스토킹호스(Stalking-Horse·수의계약 뒤 경쟁입찰)’가 기업 회생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이 진행한 한일건설 매각 때는 사상 처음으로 수의계약자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스토킹호스를 통해 기업 매각 가치가 높아진 사례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기업 매각이 늘어나 채권단 주도의 M&A를 대신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채권 가치’보다 ‘기업 회생’이라는 본질적인 의미에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스토킹호스가 주목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보배가 될 수는 없다. 올해 초 회생법원이 출범한 이후 시행한 스토킹호스에 중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시장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회생법원이 넘어야 할 과제이다.

중대형 PEF가 스토킹호스 참여를 주저하는 것은 거래 보전료가 적다는 이유에서이다. 스토킹호스는 수의계약자와 협상을 진행한 이후에 경쟁입찰자를 모집한다. 이 때문에 향후에 참여한 곳이 기업을 인수하면 해당 인수자가 수의계약자에게, 반대의 경우 수의계약자가 경쟁입찰자에게 실사료를 보전한다. 통상 총기업 거래금액의 3% 미만이다.

중대형 PEF 운용사는 해당 비율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1년에 주요 거래가 한 번이라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해당 수준의 실사 진행비용을 보전받는 것만으로는 스토킹호스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전료를 5%가량, 많게는 7~8%까지 높여야 진성 의지를 가진 중대형 PEF나 기업이 참여하면서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물론 돈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누구에게는 많게 느껴지는 것이 다른 이에게는 그렇지 않다. 욕망의 주변부에는 이와 연결된 다른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것이 법원이 시장과 함께 풀어야 할 실타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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