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칼, 불, 손의 요리

입력 2017-07-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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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속설에 의하면 ‘r’자가 들어 있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굴은 물론 익혀 먹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날것으로 먹는다. 달의 영문 표기에 ‘r’자가 들어 있지 않은 때는 May(5월), June(6월), July(7월), August(8월) 등 4개 달인데 이때는 날씨가 더운 여름철이다.

여름철에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하다. 그래서 ‘r’자가 들어 있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않는다는 속설이 생긴 것이리라. 굴에서 시작된 ‘r’자가 없는 달을 기피하는 습속은 후에 생선회로도 확대되어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생선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철을 가리지 않고 “생선은 역시 회로 먹어야 제맛”이라며 바닷가 피서에서 생선회를 빼놓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날로 먹는 생선회가 발달한 나라는 역시 일본이다. 생선회가 발달하다 보니 생선회를 뜨는 예리한 칼도 다양한 모습으로 발달해 일본에는 무사들의 ‘칼 문화’와 함께 요리에도 칼의 문화가 자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의 요리를 흔히 ‘칼의 요리’라고 한다.

일본의 생선 요리에 반해 불에 익힌 음식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중국 요리이다. 중국음식점의 주방에는 언제나 세차게 피어오르는 불꽃이 있고 그 불 위에서 커다란 프라이팬을 마치 곡예를 하듯이 돌리며 땀을 뻘뻘 흘리는 요리사가 있다. 그래서 중국 음식을 ‘불의 요리’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의 요리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머니) 손의 요리’라고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어떤 식재료라도 어머니 손에 들어가 조물락대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고소하고 정겨운 음식이 되어 나온다. 설령, 칼의 요리처럼 섬세하지 않고, 불의 요리처럼 화려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여전히 가장 필요한 요리는 역시 어머니의 손 요리가 아닐까? 손의 정성이 담긴 요리가 바로 보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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