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속 한·미 정상회담...꽃놀이패 쥔 중국

입력 2017-06-29 09:38 수정 2017-06-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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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주요 이슈에 중국 빼놓을 수 없어…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좌절감도 커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중요한 이슈를 둘러싼 긴장 속에서 29~30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미 양국의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 중국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중국이 이번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분석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북한, 그리고 미국의 동맹인 한국 등 한반도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북한 무역의 3분의 2 이상이 중국과 이뤄지고 있고, 중국은 또한 한국 최대 무역파트너로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은 한국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대표는 “이 시점에서 중국에 좀 더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 중국과 소원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 서려고 해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틱카운실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두 정상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북한과 사드 배치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와 함께 중국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은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드 배치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꾸준히 한국을 압박해왔다. 중국은 미국에 반하는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중국은 사드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그동안 롯데 등 자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보복 행위를 펼쳐왔다.

한편 트럼프는 한국에 10억 달러(약 1조1400억 원)에 달하는 사드 배치 비용을 청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폐기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런 이면에는 안보에서 한국이 미국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자신감과 함께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중국의 도움을 받아 북한 문제에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면 한국으로부터는 방위비 부담을 덜고 무역적자를 축소하는 등의 이익을 얻어낼 심산이었던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4월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호화별장 마라라고 리조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한 자리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국이 대북 압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는 등 도발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자 중국이 북한 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이달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석방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결국 사망한 것도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더욱 부추겼다.

트럼프는 최근 트위터에 “그동안 시 주석과 중국이 북한 문제를 도우려한 것에 매우 감사하지만 이는 통하지 않았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 다시 강경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중국을 북한과 함께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중국이 지정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상무부는 조만간 안보 이유로 중국 등으로부터의 철강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한미 양국 모두 북한 비핵화에서 중국이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중국에 다시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한 카드를 많이 쥔 것은 중국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브레머 대표는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지시키기 위해 원한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이유 중에는 트럼프가 위험하다는 인식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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