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회서 ‘협치’ 호소… “서민의 눈물 닦고, 고통 껴안자”

입력 2017-06-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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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조 2000억 원 규모 일자리 중심 추경안 편성”…11만 개 일자리 창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17.6.12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17.6.12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회를 찾아 일자리 대책 중심의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간곡히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른 취임 33일 만에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이번 시정연설을 계기로 추경안 통과를 통한 ‘경제 살리기’와 국회와의 ‘협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추경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원인은 바로 일자리”라며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일자리 중심의 추경안을 설명했다.

이어 “특히 청년 실업은 고용절벽이란 말이 사용될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며 “청년실업은 국가재난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고 우리는 한 세대 청년들의 인생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소득분배 악화 상황도 심각하다”면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극심한 내수불황 속에서 제일 어려운 계층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소득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며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은 행복할 수 없고 민주주의도 실질이나 내용과는 거리가 먼 형식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대의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근본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큰 흐름을 짚은 뒤 세부설명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해법은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며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일자리 대책에 집중된 추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추경 재원에 관해 “올해 예상 세수 증가분 8조 8000억 원과 세계잉여금 1조 1000억 원, 기금 여유자금 1조 3000억 원을 활용해 총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중심 추경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소개했다.

추경예산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으로는 “추경 목적에 맞게 일자리와 서민생활 안정에 집중했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SOC사업은 배제했다”면서 “대신 육아휴직급여,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등 지난 대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공통공약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세부사항으로는, 우선 공공부문 일자리 관련해서는 △소방관, 경찰관, 복지공무원 등 1만 2000명 충원 △사회 서비스 분야 2만 4000명 충원 △중소기업 청년보조제도(5000명 규모)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관련예산으로는 △각종 취업·창업 보조 예산 △출산 후 3개월 육아휴직 급여 인상 △국·공립 어린이집 360개 신설 △치매안심센터 252개 증설 등이 편성됐다.

이 외에도 낙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기초생활보장제 수혜자 확대를 위한 ‘부양의무자기준 완화’, ‘스크린도어 개선 예산’ 등이 배정됐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약 11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서민들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자리는 국민들에게 생명이며, 삶 그 자체고,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국민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은 버틸 힘조차 없는데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며 “국민이 힘들면 지체 없이 손을 내밀고, 국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정부고, 그게 국가라는 판단으로 편성한 예산”이라며 국회의 협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다는 각오”라면서 “정부의 모든 정책역량을 일자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의 협치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마음 놓고 일하고 싶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하자”고 호소했다. 또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껴안자”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 기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며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연설문 핵심을 담은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본회의장 스크린에 띄워 연설에 활용해 이목을 끌었다.

한편 한국당 측은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 전 마련한 여야 지도부 환담에 불참했다. 본회의장에서는 각 의원 책상에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 등의 문구를 부착하고 항의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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