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폭스뉴스 간판앵커 오라일리…‘언론재벌’ 머독의 시대도 저물어간다

입력 2017-04-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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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오라일리 폭스뉴스 앵커. 사진=AP뉴시스
▲빌 오라일리 폭스뉴스 앵커. 사진=AP뉴시스

미국 보수 성향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인 빌 오라일리(67) 성희롱 파문으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 폭스뉴스에서 성희롱 문제로 쫓겨난 것은 오라일리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 회사의 창업멤버이자 회장이었던 로저 에일스도 여성 앵커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 지난 9개월새 두 명의 고위 인사들이 추문으로 자리에서 떠난 것이다. 오라일리는 지난 15년 동안 5차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다.

특히 오라일리는 20일(현지시간) 불미스러운 일로 퇴진하면서도 2500만 달러(약 285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챙겨가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N은 이 두 사람의 퇴사는 이 회사의 소유주인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머독의 자녀인 제임스와 라클란이 내렸다. 머독은 그간 자신이 세운 언론 왕국을 자녀들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들 두 자녀는 에일스 회장이 성추행으로 불명예 퇴진한 이후 오라일리를 회사에서 내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오라일리의 퇴사 조치는 여느 회사가 내리는 일반적 대응이다. 그러나 그간 독재적이고 타협이 없는 머독이 이끈 폭스뉴스는 직원들의 추문에 대해 여느 회사와 다른 대응을 해왔다. 성추문과 같은 논란과 비판이 거세질 때마다 직원을 경질하는 대신 “시장의 논리에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직원을 옹호해왔다. 하지만 에일스와 오라일리의 사태로 이러한 폭스뉴스의 관행도 점차 사라지면서 머독의 경영 색채도 흐려지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사진=AP뉴시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사진=AP뉴시스

호주 지역 석간신문으로 출발한 머독은 미국에서 뉴스코퍼레이션을 차려 일련의 TV방송사를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하는 동안 회사에 대한 비판은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 특히 자신이 소유한 신문사의 산업면이나 가십면을 통해 경쟁업체나 비판세력을 비판하거나 험담하기도 했다. 현재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출판사 하퍼콜린스, 폭스엔터테인먼트, 폭스뉴스 채널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폭스뉴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업체들과의 소위 말하는 상도덕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예를 들어 에미상 단독 생중계권을 따내 경쟁업체인 ABC방송과 CBS를 경악하게 했으며 90년대 초에는 CBS 방송사가 갖고 있던 미국 프로 미식축구 중계권을 협상 끝에 가져오기도 했다. 그리고 공화당 정책수립자였던 에일스를 영입해 신생방송사였던 폭스뉴스를 진보매체에 대항하는 보수 성향의 매체로 키워냈다. 폭스뉴스는 한 번에 성공하지는 않았으나 빌 클린턴 탄핵 위기 관련 보도와 9·11테러 보도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에일스 체제에서 폭스뉴스는 직원들이 숱한 논란에 직면했을 때마다 이들 직원을 옹호해 인재 라인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폭스뉴스는 오라일리에 앞서 지난해 불명예 퇴진한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의 성희롱 사건을 해결하는데도 막대한 회삿돈을 투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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