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두 달만의 금통위, 무거운 침묵 속 회의 시작

입력 2017-04-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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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일 만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린다. 13일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장 분위기는 무거웠다.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이전의 분위기와는 판이했다.

오전 8시 45분 금통위 회의장이 취재진에 개방됐다. 회의실 문이 열린 뒤 8분 뒤에는 서봉국 국제국장과 장민 조사국장, 전승철 부총재보, 임형준 부총재보가 각각 자리에 앉았다.

이들은 아무말없이 서류를 뒤척였다. 구면인 취재진들에게 눈인사를 건냈지만, 다소 상기된 얼굴 속의 긴장감은 감출 수 없었다.

이어 이환석 금융시장 국장과 김민호, 윤면석 부총재보도 자리에 착석했다. 무거운 침묵이 계속됐다.

3~4분이 흐른 뒤 장병화 부총재가 홀로 회의장에 나타났다. 이어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함준호 금통위원이 동시에 들어왔다.

장 부총재는 자리에 착석해 옷매무새를 다듬은 후 정면을 응시했다. 아무것도 읽을 수 없는 무표정이었다. 긴장된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어 8시 58분에는 신인석 위원이 들어섰다. 신 위원 역시 무표정으로 자리에 착석했다.

금통위원들은 아무런 미동없이 정면을 응시했다가, 가끔 서류를 뒤척였다.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깨지는 못했다.

침묵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를 깬 이는 이주열 총재였다. 이 총재는 8시 59분 빠른 걸음으로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취재진의 사진 세례 속에 회의장은 다소 시끌해졌다.

하지만 평소 가볍게 눈인사를 건네던 모습과는 달랐다. 가벼운 미소도 없었다. 미묘했다. 출근 때 1층 로비에서 마주쳤을 때 보인 미소도 없었다.

이 총재는 초록색이 감도는 넥타이를 맸다. 지난 2월 금리 동결 때 착용했던 보랏빛 넥타이와는 달랐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때는 청색 계열의 맸었는데, 이와도 달랐다.

역대 넥타이색 변화를 보면 주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날에는 푸른색, 인하나 인상 때는 붉은색 계열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금리 동결이 이어가며 이 총재의 넥타이 색상도 변했다는 점에서 넥타이로 금리를 예측하기는 다소 어려워진 상황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의사봉을 두드릴 때 역시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어두운 분위기와 굳게 다문 입술. 이총재의 표정이 금리에 대한 힌트일까. 아니면 오랜만에 열린 금통위에 대한 긴장감일까.

이날 한은은 오전 금통위에 이어 오후에는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 총재의 무거운 표정과는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 결과 99%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 및 취약 산업 구조조정 이슈 등에 따른 내수 위축 장기화 등이 금리 인하의 기대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 등이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5월 조기 대선으로 정책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부분도 전망에 힘을 실었다.

성장률 전망치와 물가 상승률은 소폭 상승하거나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 종전 전망치는 각각 2.5%, 1.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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