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 837’ 가보니… “제품 아닌 경험을 판다”

입력 2017-03-28 11:00 수정 2017-03-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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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37센터 내부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837센터 내부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한때 250여 개 도살장과 육가공 공장이 모여 있던 뉴욕 맨해튼 837번가 ‘미트패킹’ 지역. 비린내가 진동하고 파리가 들끓던 이곳은 최근 디자이너 부티크와 최고의 식당ㆍ카페, 미술관이 몰려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핫 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이곳에 지난해 2월 오픈한 ‘삼성 837’은 핫플레이스 가운데서도 단연 ‘핫’하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1200여 명 수준이며, 주말에는 약 1700여 명에 가까운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개관 1년여 만에 누적 방문객은 45만 명을 넘었다.

“삼성837은 삼성전자 물건을 팔고, 전시하는 곳이 아니에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패션과 IT, 요리, 음악, 예술 등 8개 분야를 삼성 기술과 함께 1주일 내내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놀이터’죠.” 삼성 837에서 근무하는 최보람 차장의 말이다.

27일(현지시간) 찾은 삼성 837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출입문에 들어서자 대형 스크린에 사람들의 사진이 뜬다. 조각조각 사진들이 모여 거대한 또 하나의 사진이 만들어진다. 좌측에 마련된 셀프카메라 존에서 사진을 찍고 대형 화면에서 자신의 사진도 확인할 수 있다. 초입부터 놀란 고객들은 이어지는 VR(가상현실)존에서도 경이로움을 경험한다.

대형 스크린 뒤의 1층 가상현실 터널에서는 기어VR와 4D VR 전용 의자 및 햅틱보드를 통해 새로운 영상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폭스사와 제휴를 통해 미드 ‘24 레거시’에 등장하는 테러 현장에 직접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직접 햅틱보드 위에 올라서 VR를 착용하자 헬기를 타고 느끼는 진동과 총소리가 온몸으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날 삼성837에는 장막으로 가려진 몇몇 곳이 눈에 띄었다. 최보람 차장은 “29일 갤럭시S8이 공개된 후, 소비자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가운데 한 곳에는 새롭게 VR 체험 공간을 만들어서 마치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2층에 올라가자 달콤한 냄새가 풍긴다. 이곳은 커피와 도넛을 판매하고,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거나 제품 구매 후 사용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공간이다.

최보람 차장은 “한 달 900여 명이 수리를 받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제품을 고치는 동안 도넛을 먹으며 다른 제품을 둘러보고 휴식을 취하는 등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아 더욱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삼성전자 뉴욕 마케팅 센터 '삼성 837'에서 관람객들이 '기어 VR'을 체험을 해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의 삼성전자 뉴욕 마케팅 센터 '삼성 837'에서 관람객들이 '기어 VR'을 체험을 해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을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와서 (기술에) 놀라고, 놀이터처럼 즐기는 것이 콘셉트”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837의 인기 비결은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한 전략 덕분이다.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보니 상업성에 대한 거부감 없이 삼성의 전시 제품들을 문화콘텐츠로 받아들이며 삼성 브랜드와 문화에 녹아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패션, 테크, 요리, 음악, 스포츠, 웰빙, 아트, 엔터테인먼트 등 테마를 중심으로 삼성의 제품과 콘텐츠가 융합된 다양한 체험 이벤트가 수십 개의 스크린과 메인 스테이지,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올해 2월 뉴욕 패션 위크 기간에는 ‘기어 VR, 기어 360’ 카메라 등을 이용해 런웨이를 생중계했고, 실제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해 9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보작 상영과 시상식 당일 생중계도 실시해 1600여 명이 시청했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가수 그웬 스테파니와 존 레전드, 요리 연구가 안소니 부르댕, 사진작가 나이젤 바커 등 여러 분야 유명인들도 삼성 837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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