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왈가왈부] 한은은 왜 근원인플레 기준을 바꿨을까?

입력 2017-03-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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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설명회 가까스로 벗어난 면피용? 미국발 금리인상 목소리 사전 차단용?

한국은행은 왜 근원소비자물가(근원인플레) 기준을 변경했을까? 한은이 관련 기준을 변경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근원인플레 기준을 기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기준에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우선 당시 금리결정 직후 나온 통화정책방향에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중후반을 나타냈었으며’로 표기했다. 이후 그날 오후 발표한 60여 페이지 분량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 페이지를 할애, 참고자료로 ‘주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 설정’이라는 제목을 통해 관련 내용의 변경을 공지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식료품ㆍ에너지 제외지수와 농산물ㆍ석유류 제외지수가 서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두 근원인플레이션 지표 중 어느 지표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며 그동안의 여건 변화와 예측력, 국제비교의 용이성을 들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인플레를 근원인플레의 주된 지표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는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지수에 대한 기준년을 기존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변경하지 않았더라면 이주열 총재가 세 번째 물가설명회를 해야 할 시기였다. 가까스로 설명책임에서 벗어난 한은이 좀 더 높은 물가지표를 선호한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 당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는 1.5%(1월 기준 전년동월비, 이하 동일)였던 반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인플레는 1.7%였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부터 한은의 중기 물가목표치 2.0%를 6개월간 0.5%포인트 벗어날 경우와 그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매 3개월마다 물가설명회를 열고 관련 이유를 설명토록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물가설명회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실질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에서 각각의 근원인플레를 뺀 값임.(한국은행)
▲실질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에서 각각의 근원인플레를 뺀 값임.(한국은행)
또 다른 이유는 기준금리의 방향성에 있다는 판단이다. 당시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꼭 1년 전인 2016년 1월에 전망했던 3.2%와는 한창 멀어진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떨어졌음을 감안하더라도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한은은 내심 금리의 향후 방향성을 동결 내지 인하로 보고 있었던 상황에서 지표변경이 필요했던 순간이었다.

실제 신규취급액기준 대출금리에서 각각의 근원인플레를 차감해 보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기준은 1월 현재 2.00%인 반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기준은 1.84%에 그친다. 결국 실질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금리인상발 한은의 금리인상 압력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다만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다른 목적은 없다. 작년부터 이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해가 바뀌는 신년부터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1월을 선택했을 뿐”이라며 “지난해 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이 두 종류의 근원인플레에 대한 지적을 한 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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