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영화 ‘미션’ 그리고 촛불집회

입력 2017-01-19 10: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평화로운 아침, 라디오에서 영화 ‘미션 (The Mission)’의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흘러나온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 그러니까 감수성 넘치던 고교 시절 이 한 편의 영화는 내 삶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오보에라는 생경한 악기가 전달하는 선율 속에 진실함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감동은 이제껏 내 삶에 중요한 가치가 되기도 했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넬라 판타지아’를 들으며 문득 “부정한 권력에 맞서 폭력으로 저항하는 것은 정당한가?”라고 물었던 그 영화 대사가 떠올랐다.

영화는 1750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브라질 국경에서 벌어진 역사적 실화가 바탕이다. 많은 투사가 부정한 권력에 폭력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 많은 민중이 칼을 들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영화 속 가브리엘 신부는 부정한 폭력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당신 손을 피로 물들이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폭력이 정당하다면 사랑이 설 자리는 없어질 것입니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는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라고.

가브리엘 신부는 “폭력보다 강한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믿음을 앞세워 평화적 모습으로 부정함에 맞섰다. 그는 사랑으로 담대하게, 그러면서도 총구 앞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함께 걷던 친구가 총에 맞아 쓰러져 죽더라도 그렇게 ‘사랑’을 표현했다.

영화의 마지막은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그 빛이 어둠 속에 비치고 있다. 어둠은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용서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지난가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빛을 보았다. 어둠을 물리치고,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소중한 불빛은 폭력보다 아름다웠다.

촛불의 힘은 영화 속 가브리엘 신부처럼 폭력보다 강한 사랑의 힘이었다. 그리고 깨어 있는 우리의 모습이었다. 폭력보다 아름다운 사랑의 힘으로 새롭게 용서의 역사를 써나가는 대한민국 시민들을 멀리서나마 묵묵히, 그리고 담대하게 응원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중기부,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 사과...1차관 정례 점검회의 신설
  • 삼성SDI, 6.32% 급등 마감⋯증권가가 ‘톱픽’으로 꼽은 이유는 [찐코노미]
  • 거래소, 프리마켓 시행 내년 말로 연기···애프터마켓은 기존안대로 9월 시행
  • '골드 러시' 식었다…골드뱅킹, 6개월 만에 1조원대로
  • 스페이스X, 200억 달러 회사채 발행⋯IPO 이어 대규모 자금 조달 [종합]
  • 한국, 멕시코에 0-1 패배⋯조별리그 2차전 무승 못 깼다 [북중미 월드컵]
  • "강북마저 만만치 않네"⋯전세난에 등 떠밀린 실수요자 '한숨'
  • "월 50만원 넣었더니 2200만원?"…청년미래적금 흥행 예고
  • 오늘의 상승종목

  • 06.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613,000
    • +1.45%
    • 이더리움
    • 2,614,000
    • +1.83%
    • 비트코인 캐시
    • 301,000
    • +1.28%
    • 리플
    • 1,731
    • +1.05%
    • 솔라나
    • 108,000
    • +3.45%
    • 에이다
    • 244
    • +0%
    • 트론
    • 492
    • +1.03%
    • 스텔라루멘
    • 321
    • -3.89%
    • 비트코인에스브이
    • 17,660
    • +1.15%
    • 체인링크
    • 11,990
    • +0.67%
    • 샌드박스
    • 90.89
    • +1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