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눈으로 밤샘한 삼성… 추후 특검조치 대책 마련 ‘고심’

입력 2017-01-13 10:19 수정 2017-01-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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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인수 마무리 작업 난항 예고… “끼워 맞추기식 수사” 불만도

22시간 20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꼬박 하루를 특검 수사받는 동안, 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 역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예상보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임원 대부분은 특검 사무실 인근에서 초조한 시간을 보냈고, 일부 직원은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줄곧 대기했다.

이 부회장이 13일 오전 7시 50분께 귀가하면서 꼬박 하루의 수사는 일단 마무리됐지만,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은 초긴장 상태다.

구속이 현실화되면 삼성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오너 리더십 공백으로 삼성이 진행 중인 사업 재편이나 인수ㆍ합병(M&A),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이 모두 중단되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 여기에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까지 영장이 청구될 전망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구속수사를 받을 경우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침통한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설계하고 책임지는 결정권자가 당분간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유고 사태가 오면 모든 업무에 크고 작은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리스크가 있는 투자는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 인수를 진두지휘하는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쳐왔다. 삼성은 올 11월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특검수사로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만 주주들은 합병 추진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낸 상황이다.

이에 이 부회장이 미국 현지로 가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의 설득 작업이 필요하지만, 현재 이 부회장은 출국금지 조치로 발이 묶인 상태다. 여기에 구속 영장까지 청구될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 M&A 인수건 중 가장 큰 규모로 기대를 모았던 하만 인수는 더욱 부정적인 상황에 몰릴 전망이다.

삼성 측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특검이 이미 시나리오를 그려 놓고, 그에 맞춰 수사하는 방식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최종 확정된 건 7월 17일이고, 대통령이 ‘승마 지원을 안 한다’고 화를 낸 건 7월 25일”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이를 뒤집어 삼성이 돈을 주고 합병에 도움을 받았다고 끼워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삼성이 이권을 노렸다면, 승마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대통령이 화를 내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겠느냐는 논리다.

특히 삼성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당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를 무산시키려고 할 때 합병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투기 자본의 놀이터가 될 수 없다는 여론의 흐름에 따라 합병이 이뤄졌는데, 이제 와서 경위를 문제 삼는 건 억울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특검 수사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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