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재계, 내년도 경영전략ㆍ정기인사 일정 ‘후진’

입력 2016-11-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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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경제정책 우려… 주요 그룹 내년도 사업계획 초안조차 작성 못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대내ㆍ외 불확실성 증대로 수년째 비상경영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 여파에 따른 식물 경제정책 우려가 확산되자, 내년 사업 계획 수립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내 정치 불안 요소가 중국 경제 경착륙, 미국 금리인상, 보호무역 강화 등 경제적 불확실성과 겹치면서, 상당수 주요 그룹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초안조차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기조를 가늠해야 할 대관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시나리오별로 챙겨야 할 위기 현안들이 극심한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 그룹의 경우 임원들에게 외부에 불필요한 말을 하지 말라는 일종의 ‘금언령’까지 내리며 사태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기류는 사장단 인사, 임원인사, 경영전략회의 등 일련의 연말행사 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내달 중순 현대ㆍ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 사업계획 초안 작성 단계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3분기를 넘어서면서 대내외 경영변수들이 줄어들고, 내년 사업계획 예측이 가능해지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4분기 접어들면서 올해 실적 평가와 함께 내년 국내외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절차에 돌입하는데, 올해는 급박한 정치적인 불안 요소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 이례적인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과 연말 인사를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적잖은 변수가 생겼다. 한 내부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전면 등장과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등으로)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 동안 외부에서 조기 인사 등 내년을 위한 경영 작업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현재 상황을 볼 때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거론되고 있는 또다른 그룹의 한 관계자 역시 “보통 환율과 유가의 예상 밴드를 설정하면서 내년도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추산한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유독 각 사업부마다 환율과 유가 예측부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까지 부담을 주면서 일정 수립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움추려든 재계 분위기는 지난 2일 발표된 개각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냈다. 전국경제인연합,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3대 경제단체들은 이날 공식 논평을 일제히 내지 않았다. 통상 개각인사가 이뤄질 때마다 재계 단체들이 연이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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