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 제약·바이오주… 악재 한 방에 ‘백약무효’

입력 2016-10-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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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사이에 주가가 무려 900% 가까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한미약품이 순식간에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기술수출 계약해지와 관련한 내용을 '늑장 공시'한 의혹으로 5거래일 연속 주가가 약세를 보인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한미약품이 제약·바이오주를 이끄는 '대장주' 노릇을 해왔던 탓에 다른 제약·바이오주까지 영향을 받으며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약·바이오주는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산업으로 성장 시에는 다른 어떤 업종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 역시 크다. 단 하나의 악재에도 업종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타격을 입는다.

이로 인해 제약·바이오주는 유독 증시에서 많은 수난(?)을 겪어왔다. 2005년 황우석 사태부터 올해 한미약품 사태까지 제약·바이오주를 둘러싼 '흥망성쇠' 역사를 짚어봤다.

◇'대박신화'에서 '쪽박'으로…한순간에 '폭락' = 제약·바이오주가 증시에서 본격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 황우석 줄기세포 열풍과 함께였다. 당시 조아제약과 산성피앤씨, 메디포스트, 마크로젠, 이지바이오 등이 관련주로 엮이며 이들 종목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조아제약의 경우 당시 주가가 저점 대비 4144%나 급등했다. 이에 조아제약은 한때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거래대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광(?)'은 잠시였다. 황우석 박사가 논문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황 박사의 줄세세포 진위논란이 주식시장을 강타한 2005년 1월 16일 이후 23일까지 6거래일간 조아제약 주가는 46.2% 급락했으며, 산성피앤씨는 4번의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는 51.6%나 추락했다. 이후 제약·바이오주는 시장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후 투자자들이 다시 제약·바이오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연구특허 취득과 기술 이전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면서부터다.

이때는 셀트리온이 시장을 이끌었다. 셀트리온은 2013년 초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를 내세우며 승승장구했다. 전문가들도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미국의 의료보건 개혁의 핵심인 보장성 확대와 의료비 절감 정책에 따라 사용이 촉진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셀트리온에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셀트리온으로 촉발된 제약·바이오주의 강세는 이수앱지스, 마크로젠, 오스코텍, 삼천당제약, 서울제약 등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졌다.

◇ 셀트리온 사태로 또 한번 '우수수' …내츄럴엔도텍도 '가짜 백수오' 논란 = "높은 기대심리로 인해 거품만 끼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질적으로 다른 형태다." 당시 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반면 전문가들의 이 같은 평가가 무색하게 제약·바이오주는 또 한번 무너졌다. 블룸버그가 셀트리온이 로슈 홀딩스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CT-P10) 임상 3단계 실험을 중단(drop)했다고 보도하면서부터다.

이 보도 후 셀트리온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차바이오앤, 코오롱생명과학, 메디톡스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당시 셀트리온 관계자는 "애초에 리툭시맙에 대한 3상 시험은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3상 시험 방법 변경을 위해 기존 허가를 취소했을 뿐인데 소문이 와전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이 사태로 불거진 공매도 논란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회사 매각 발언 때문이다. 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한 달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줄기세포 대표기업으로 꼽히던 알앤바이오가 상장폐지(2013년 5월)됐으며, 젬백스가 췌장암 임상3상 실패 소식에 급락해 시가총액이 한달새 반토만 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급락하면서 코스닥 지수가 장중 5%대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는 성장을 주도하는 일부 종목이 관련주들의 주가 추세까지 결정해왔다"며 "대세 종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급락하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제약·바이오주가 실제 성과보다는 단순 기대심리에 의해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검증작업에 본격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미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LG생명과학 등 기술수출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경우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1.5~2배 가까이 증가하는 프리미엄을 받았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해외 주요 제약사들처럼 총 기술수출 금액의 20~30%가량만 인정받는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거품 역시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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