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후보 1차 토론-종합] ‘창과 방패의 대결’ 클린턴 Vs 트럼프, 난타전서 클린턴 ‘판정승’

입력 2016-09-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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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열린 1차 TV토론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TV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열린 1차 TV토론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TV 화면 캡처

미국 민주·공화 양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26일(현지시간) 열린 1차 TV 토론에서 90분 내내 날 선 공방을 펼쳤다. 경제정책에서부터 북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대선 주요 이슈에서 두 후보는 날카롭게 대립했고 곳곳에서 인신공격이 난무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토론에서 사실상 클린턴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막말’ 자제 노력…클린턴은 공격 전략= ‘막말 제조기’로 악명높은 트럼프는 이날 토론에서 다소 폭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 트럼프는 다소 절제된 용어를 사용하며 점잖은 토론을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토론 내내 ‘대통령 다움’을 보여주려고 점잖은 모습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의 자제 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첫 질문인 미국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재창출 문제를 놓고 엇갈린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며 클린턴과 충돌하기 시작했고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위 아래 모두 빨간색 정장을 입은 클린턴은 이날 공격 모드였다. 일자리와 관련해 클린턴에게 첫 질문이 던져지면서 토론이 시작됐다. 첫 질문은 “왜 당신이 트럼프보다 좋은 선택인가”였다. 클린턴은 두 돌을 맞는 자신의 손녀딸을 언급하면서 “이번 선거의 핵심 질문은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어떤 것이며 우리가 함께 구축할 미래는 어떤 것이냐’라는 것”이라며 동일노동·동일임금, 유급 가족 휴가 등 자신의 공약을 또박또박 설명했다. 클린턴이 밝은 미래를 얘기한 반면 트럼프는 미국의 어두운 이미지를 그리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가도록 둘 수 없다”며 “경제를 부흥시키는 열쇠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일자리를 아웃소싱하는 것을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겨냥해 “나는 그 정책을 ‘조작된 낙수효과(trumped-up trickle-down)’라고 부르겠다”며 “그것은 우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트럼프는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5조 달러(약 5500조 원) 정도의 돈을 우리나라(미국)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맞섰다.

◇ 클린턴 “납세자료 공개하라”vs. 트럼프 “이메일부터 공개”=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찌르는 발언도 나왔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하는 가장 큰 근거로 사업적 커리어를 내세운다면 이에 대해 이야기 해봐야 한다”면서 “트럼프가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직원은 물론 계약업체들의 보수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부도를 단 한 차례도 내지 않는 기업인들도 많지만 트럼프는 6차례나 부도를 냈다”고 꼬집었다. 즉 부채를 갚지 않으려고 고의적으로 부도를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경영 커리어가 국가 정부로 이어진다면 실패한 정부가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이에 “나는 미국 법적 이점을 활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가 납세기록의 비공개로 논란을 빚었던 것에 대한 공격도 나왔다. 이에 트럼프는 “클린턴 장관이 삭제된 3만3000건의 이메일을 공개한다면 나도 내 납세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 트럼프 “한국·일본 방위비 더 내라”= 두 후보는 동맹관계를 중심축으로 사용하는 현재 미국의 안보정책에 대해서도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트럼프는 “핵 문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도 “북핵 위협은 중국이 다뤄야 한다. 여전히 중국은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트럼프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론하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미국 주요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을 지켜왔다. 두 나라는 스스로를 지키거나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미국 정책과 매우 다른 것이지만 정부가 외국 방위에 치중해 자국에서 충분히 지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많은 미국인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며 이를 존중할 것”이라며 “세계 많은 지도자가 이번 선거를 우려하고 있는데 우리의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맞받아쳤다.

◇ 말 끼어들고 자르고…인신공격 난타전= 인신공격성 발언도 이어졌다. 토론 막바지에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외모나 스태미나가 없어 보인다”고 공격하자, 클린턴은 “여성을 개나 돼지로 불렀던 사람이 화제를 스태미나로 돌린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날 본인의 발언 시간 또는 상대방이 발언하는 도중 끼어들기와 말 자르기를 하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 CNN 방송이 잠정 집계한 두 후보의 발언 시간은 총 90분 가운데 클린턴 37분, 트럼프 42분이었다. 나머지 11분은 토론 진행자 홀트의 발언 시간이다. 이날 토론이 끝난 직후 CNN방송과 여론조사업체 ORC가 공동으로 집계한 여론조사 결과 1차 TV 대선후보 토론 시청자 62%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승자라고 답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답변한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트럼프 우세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도 상승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53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49% 오른 100.82엔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07% 상승한 95.3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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