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뒤늦은 자금지원 배경은?…정치권 압박에 도의적 책임

입력 2016-09-07 10:25 수정 2016-09-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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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쳐 물류대란 더 키웠다는 지적도

채권단 압박에 꿈쩍하지 않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사재 출연을 결심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한 지난 4월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던 대주주 사재 출연이 5개월 만에 이뤄진 셈이다.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물류대란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데다, 정부까지 대주주 책임론을 거론하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에 사재를 출연하게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6일 해외터미널(롱비치 터미널 등) 지분과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600억 원을 지원하고, 조 회장이 사재 400억 원을 출연하는 등 총 1000억 원을 그룹 자체적으로 조달해 한진해운 컨테이너 하역 정상화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내놓기로 한 400억 원은 그가 보유한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가치의 5분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조 회장은 한진칼(17.81%), 대한항공(0.01%), ㈜한진(6.87%) 등 주요 상장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6월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2313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에 적지 않은 금액을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은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골든타임’을 놓쳐 물류대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정관리 이전에 사재를 출연했다면 물류대란 피해 규모가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다. 한진그룹이 지원하는 1000억 원도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물류피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긴급 지원과 별개로 한진해운의 비정상 선박은 연일 불어나고 있다. 한진해운의 선박 141척(컨테이너 97척, 벌크 44척) 가운데 발 묶인 선박이 하루 만에 68척에서 87척으로 급증했다. 중국서 추가로 2척이 가압류됐으며, 이탈리아 해상에서도 1척이 압류를 우려해 서행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이 같은 속도로 보면 며칠 내(2~3일) 한진해운 모든 선박이 운항을 중단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물류피해 규모 역시 하루 만에 4배나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6일 오전 기준 수출업체 피해신고 건수는 119건, 피해금액은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전날까지 집계된 피해금액(1138만 달러)보다 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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