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한정후견 개시… 재산 처분 등 제약받을 듯

입력 2016-08-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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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앞으로는 대리인을 통해서만 재산관리 등 주요 법률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신 총괄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심판이 청구된 지 8개월 여 만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31일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하기로 결정하고 한정후견인으로 법무법인 원이 설립한 사단법인 선(대표자 이태운)을 지정했다. 한정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신 총괄회장을 대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번 결정을 통해 성년후견에 가까울 정도로 폭넓게 후견인의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년후견인은 ‘지속적으로 의사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법원이 지정하며, 재산 관리 등 거의 모든 법률 행위를 대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앞서 청구인인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정숙 씨는 성년후견과 함께 예비적으로 한정후견을 신청했다.

이번 결정은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의사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이 질병, 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2010년과 2012년, 2013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래 진료 도중 기억력 장애 등을 호소한 기록과 2010년부터 치매약인 ‘아리셉트(Aricept)’를 복용해 온 사실도 근거가 됐다. 김 판사는 또 신 총괄회장이 심문기일과 조사기일, 현장검증 등에서 시간과 장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총괄회장은 1차 심문기일 때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신 총괄회장을 조사했던 조사관도 신 총괄회장의 인지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판사는 공익법인을 후견인으로 선정한 데 대해서는 “자녀들 사이에서 신 총괄회장의 신상보호와 재산관리, 회사의 경영권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그 중 한쪽에게 후견업무를 맡긴다면 이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 측은 즉각 불복 입장을 밝혔다. 신 총괄회장 측 대리인은 "시종일관 성년후견에 대해 강력한 거부의사를 표명해 왔다"며 "각종 병원 진료 기록 등 전문가들의 검증 자료에서도 본인의 판단능력 제약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록 한정적이지만 행위능력을 제한한 데 대해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며 "즉시 항고절차를 밟아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셋째 보인 서미경(59) 모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수천억 원을 탈세했다고 보고 9월 중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통상적인 방법으로 신 총괄회장을 조사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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