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세상읽기] 소녀시대의 역사, 대통령의 역사

입력 2016-08-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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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중하고 뜻깊은 날, 저의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실망을 안겨 드린 저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잘나가던 걸그룹 멤버 하나가 또 못난이 짓을 했더군. 광복절 하루 전날, 자기 SNS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보란 듯이 걸었더라고. 평소였더라도 비난받아 마땅한 이 행동이, 광복절을 하루 앞둔 시점이어서 더욱 공분을 이끌어냈어. 생각 없는 그녀의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지.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이었던 일본 군대를 상징하던 깃발이기도 하지. 패전 이후 사용이 금기시돼 왔는데 스포츠 경기나 우익 단체의 시위에서 종종 욱일기가 등장하더라고. 그러더니 어느 틈엔가 버젓이 캐릭터 상품까지 등장하는 시대가 됐어.

몰랐으니 그랬을 거야. 아니면 어떻게 광복절 전날 그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겠어. 분명 몰랐으니 그랬을 거야. SNS에서는 거센 비난과 동정론이 공존하고 있어.

“외국 나가면 분명 한류 앞세워 돈을 벌 텐데 참 생각이 없군요”(트위터 아이디 hp09**) “사과문도 참 생각 없이 썼더라고요”(트위터 아이디 sasah**)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사람이라는데 우리가 이해해 줘야 하나?”(트위터 아이디 grea***)

아이돌은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어. “엑소의 히트곡(‘으르렁’)을 한국의 애국가로 만들자”는 다소 황당한 주장까지 나오는 시대야. 그만큼 아이돌 그룹의 언행 하나하나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지. 광복절의 의미를, 욱일기의 상징을 모르는 그녀의 행동이 청소년 사이에서 합리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

비슷한 문제는 광복절 당일 청와대에서도 일어났더군.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어. 대통령이 읽어야 하는 광복절 경축사 가운데 뤼순감옥에서 삶을 마감한 안 의사를 두고 “하얼빈 감옥에서 삶을 마감한…”이라는 오류가 나오고 말았지. 대통령의 못난이 측근들이 잘못된 역사 지식으로 인해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전체에 먹칠을 한 셈이 되고 말았어. 걸그룹만 비난할 게 아니야. 최고 통수권자를 보필하는 참모진부터 제대로 된 역사의식과 지식을 갖추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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