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허용'은 총선용? 정부 내력벽 철거 불허 방침에 곳곳서 '부글'

입력 2016-08-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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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내력벽 철거 불허 방침을 둘러싼 논란과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1기신도시를 중심으로 실망감이 커지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성남시는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3년 동안 공백이 생길바에야 차라리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다소 둔화된 0.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상승률이 둔화된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정부의 리모델링 내력벽 철거 유예로 실망감이 확대되면서 0.01%p가 더 빠졌다.

성남시 분당 정자동 일대 아파트 중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한 느티3단지의 85㎡는 최근 1년간 3.3㎡ 당 매매가격이 약 5%가량 상승했다. 느티4단지의 79㎡와 한솔주공5단지의 57㎡역시 각각 1.4%, 5.7% 상승률을 보였다. 줄곧 제자리걸음을 보여오던 이들 단지의 집값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과 정부의 내력벽 철거 허용이 주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단지의 집값 상승을 받쳐온 요인이 사라진 만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자동 일대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당신도시는 리모델링 추진이 일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를 받쳐온게 사실"며 "내력벽 철거 허용 보류 이후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실망감이 확대된 만큼 가격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성남시에서 지은 지 15년 이상 된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는 173개 단지, 11만 220가구로 느티3·4단지, 한솔주공5단지, 동신1·2차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발표를 믿고 리모델링 사업에 돌입했던 단지들은 사업추진 자체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리모델링 내력벽 철거 논란은 정부가 지난 9일 주택법 시행령 전면 개정안에서 주택 간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는 내용을 제외하면서 시작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어 올해 1월 내력벽 일부 철거 허용이 담긴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4월에는 내력벽을 어느 수준까지 철거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안전진단기준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그러나 안전을 이유로 8개월 만에 입장을 돌연 바꿨고 수직증축을 추진 중인 17개 단지(1만2285가구)는 사업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정부는 안정성 문제를 거친 뒤 오는 2019년 3월부터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그러나 3년 동안 정책을 보류하는 건 불확실성만 높이는 일인 만큼 개정방안을 차라리 백지화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정부가 2019년 3월까지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면 검토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 기간을 재조정 하거나 아예 개정 방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날 한국리모델링협회도 "리모델링은 조합원 동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3년이란 긴 공백이 생기게 되면 사실상 유지하기 어렵다"며 "검토기간을 6개월 내로 대폭 단축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정부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비난도 가열되는 분위기다.

분당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의 한 주민은 "공사비 지수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아 같은 품질을 전제로 했을 때 1년 동안의 공사비 차이가 꽤 크다"라며 "정부 발표를 기다린 그동안의 시간이 아깝고 주민들 사이에 실망감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올 초 성급하게 내력벽 철거를 허용했던 게 총선을 앞둔 표심잡기용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일부 단지들은 국토부를 상대로 매몰비용 등에 대한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도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중앙정부의 줏대 없는 오락가락 행정에 일선 현장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정부는 국민들에게 이해해달라고 말로 끝낼 것이 아니라 국민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직접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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