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2 여성총리 시대] ②메이, 분열된 국론 봉합 과제 등…떠맡은 숙제는 산더미

입력 2016-07-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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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영국 총리에 취임하는 테리사 메이(59)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26년 만의 여성총리’,‘제2의 철의 여인’, ‘제2의 대처’등 여러가지다. 그만큼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의 막중함과 메이에 거는 영국 안팎의 기대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메이가 이끄는 새 정부는 유럽연합(EU)에서 탈퇴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전인미답의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파였던 메이는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면서 EU 잔류를 위한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며 EU 탈퇴 협상을 최대한 영국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메이의 의지처럼 EU 탈퇴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메이는 경선 과정에서 협상 전략을 논의하고자 올해 안으로는 EU 탈퇴 협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만큼 탈퇴 협상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EU는 회원국의 추가 이탈 리스크를 막고 하루빨리 체제 안정화를 위해 영국이 서둘러 EU 울타리에서 나가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과실만 따 먹는 것(체리피킹)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일찌감치 경고한 바 있다.

EU 탈퇴라는 대이변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던 분열된 영국 국론을 봉합하는 일도 메이 신임 총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다. 특히 이민자 유입에 따른 고용 갈등을 푸는 것이 국론을 봉합하는 중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의 찬성 진영을 이끈 것은 저소득층의 분노였다. 실제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과 저소득층의 브렉시트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민자들 때문에 복지 혜택이 축소되고 월급이 동결되고 있다는 근로자들의 인식이 브렉시트 찬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메이 신임 총리는 노동자와 기업가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가 이끄는 보수당은 완전히, 전적으로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 될 것”이라며 “보수당은 영국을 모든 사람을 위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의 엑소더스 움직임도 잡아야 한다. 영국의 수도 런던은 이제까지 유럽의 금융허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EU라는 거대 단일시장에서 빠지게 되면서 그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영국 상업 부동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실제로 영국 부동산 펀드의 대규모 자금 이탈 움직임으로 주요 펀드 운용사가 펀드 환매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전문인력들도 더 넓은 시장을 찾아 주변 유럽국가로 이사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금융 허브로서 영국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독일 수도 베를린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내버려둔다면 영국의 자본은 물론 전문인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다.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에 대한 시장의 냉랭한 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7일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단계 강등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로 인해 앞으로 영국의 정책 안정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편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S&P와 비슷한 이유로 영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으며 무디스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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