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우의 지금여기] 남상태 ‘경동고 인맥’을 주목하라

입력 2016-06-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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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차장

“이 씨와 처음부터 특별한 친분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 씨를 회사로 데려온 사람도 내가 아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최측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명 건축가 이창하 씨와 관련해 검찰 조사에서 밝힌 말이다. 남 전 사장은 이 씨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전 사장의 발언은 그와 이 씨 사이에 제3의 인물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남 전 사장과 이 씨 중간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이른바 ‘남상태 배후설’에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검찰이 남 전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핵심 타깃이 정·관계 쪽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이 남 전 사장을 배임수재, 횡령 등의 혐의로 소환한 뒤 조사 과정에서 긴급체포라는 초강수를 두자, 일각에서는 전임 정부 실세를 겨냥하는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검찰도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자신하고 있어 2009년 이후 검찰 수사선상에 수차례 오르면서도 번번이 처벌을 피해갔던 남 전 사장이 이번에는 철창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남 전 사장의 화려한 인맥이다. 대우조선 안팎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남상태 인맥’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남 전 사장은 국민 세금이 투입된 대우조선 최고경영자 자리를 6년 동안 지켜내면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정·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관계를 형성했다.

특히 경동고 인맥이 주목된다. 이명박(MB) 정부 실세로 대선 경선 출마설까지 돌았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남 전 사장의 경동고 후배다. 이상득 의원 측근이고 청와대 장수 비서관인 장다사로 정무비서관도 후배다. 감사원장을 지낸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남 전 사장의 후배다. 법조계에서는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과 황희철 서울남부지검장 역시 남 전 사장의 후배로 알려져 있다.

2010년 7월 남 전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이 불거졌을 때 경동고 인맥들이 다수 등장했다. 당시 연임로비 의혹을 제기했던 강기정 전 민주당 의원은 “남 전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의 몸통은 김윤옥 여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임태희 비서실장, 장다사로 비서관, 정동기 전 민정수석과 경동고 선·후배 관계에 있으며, 김윤옥 여사를 누님으로 부른다며 친분을 과시한 것은 이미 드러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남 전 사장과 김 여사 동생 김재정 씨는 중학교 동창 사이다.

이 때문일까. 당시 남 전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은 사실상 무혐의 처리로 마무리됐다. 남 전 사장은 2012년 3월 퇴임 때까지 비자금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MB정부 그늘 아래서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이번에는 남 전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이 밝혀져야 한다. 연임로비의 배후가 확인될 경우 남상태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처지가 된 남 전 사장의 화려한 인맥에 감춰진 위법성에 한 점의 의혹을 남겨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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