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실용’ 입는 삼성 조직문화… 내달부터 ‘부장ㆍ과장’ 호칭 사라진다

입력 2016-06-21 09:20 수정 2016-06-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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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 발표 예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메스를 가하는 조직문화 개편 로드맵이 이달 말 발표된다. 그동안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비주력 사업·계열사 정리 및 해외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 삼성의 사업재편에서 드러났다면 이번에는 내부 문화에 실용주의 색이 입혀지게 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 4가지 방향을 골자로 한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최종 조율 중이다. 연공서열형 5단계 직급체계가 직무 중심 3단계로 간소화됨에 따라 임직원 간 호칭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부장ㆍ과장’ 등의 직급 호칭을 없애고, 제일기획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계열사처럼 ‘프로’라는 호칭을 쓰거나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안을 중심으로 선호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은 사업재편이 가시화된 2014년 하반기부터 직급제 개편을 검토해 왔다. 계열사 및 직무별로 다른 직급제를 정비하는 한편 인적자원 활용도 높이고 및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직무중심 등급제의 인사체계를 갖춘 해외기업과의 업무상 혼선을 줄일 수 있고 성과보상주의 인사원칙이 자리 잡은 삼성의 경우 직무 중심 등급제가 승격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업무 중심으로 직급제가 개편될 경우 사원의 범위가 간부급(과장 이상)까지 확대돼 직원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기수문화가 강한 삼성의 인사제도를 개편할 수 있었던 데는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식 개방적ㆍ수평적 사고방식과 더불어 글로벌 경영진들과 두터운 인맥을 갖추고 있는 이 부회장에게 글로벌 기업 삼성의 조직문화 개편 필요성이 부각됐다는 후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수년간 경영수업을 받으며 이 부회장은 순간순간 강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 부회장을 곁에서 보좌한 임원들은 이 부회장이 주변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만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강한 성격과 과감한 판단력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용과 현장 중심의 이 부회장 경영스타일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실제로 계열사 사장단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사업 실적은 물론 매 사안마다 수시로 보고서를 받고 특히 현장을 자주 찾아 사업 현안을 일일이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또 불필요한 의전 타파 등 위에서부터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 등 임원 대상 공식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이 부회장이 먼저 나홀로 출장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도 계열사 임원들의 의전은 아직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선포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에 대해 직원들은 실현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지만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컬처혁신 이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야근금지 지시를 내렸다.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업무시간 내 일을 처리해 효율성을 높이라는 취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많지만 컬처혁신 선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변화의 의지를 갖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는 위로부터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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