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에 발목 잡힌 '신동빈의 호텔롯데 상장'… 결국 ‘연기’ , 이달 말 ‘불투명’

입력 2016-06-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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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와 검찰수사 문제 협의 후 결정… 7일 수정 증권신고서 제출되면 연기 불가피

▲호텔롯데 전경.(사진제공=호텔롯데)
▲호텔롯데 전경.(사진제공=호텔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개혁'의 첫 핵심 과제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이 결국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발목이 잡혔다. 신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으로 면세점 운영사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당초 이달 말 상장을 일정으로 준비해왔지만, 최근 해외 IR(기업설명회)까지 연기하면서 상장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측은 최선을 다해 원래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비리 연루 의혹만으로도 기업가치 하락과 공모 흥행이 시들해질 것으로 보여 상장 연기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당초 호텔롯데는 이날 홍콩을 시작으로 약 1주일동안 싱가포르, 런던 등 국제 금융도시를 돌며 상장을 앞두고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딜 로드쇼(Deal Roadshow·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설명회)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후 수요 예측(15~16일)과 청약(21~22일)을 거쳐 29일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 자택 등에 전격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딜 로드쇼가 모두 연기됐다.

검찰은 신 이사장과 롯데면세점은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수억~수십억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갖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롯데그룹 측은 일단 "롯데면세점이 조직적으로 로비에 간여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면 그룹과 분리해 '개인 비리'로만 강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연휴 직후 7일께 금융·증권 당국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상장 일정에 대해 밝힌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상장 전 검찰수사와 같은 중요한 변화에 대해서는 반드시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협의해야한다"며 "하지만 연휴가 겹쳐 정식 보고와 협의에 시간이 부족했고, 그전에 딜 로드쇼(DR)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6일 홍콩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DR 일정이 사실상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휴 직후 7일부터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DR과 상장 등 향후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며 "호텔롯데를 상장한다는 계획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협의 결과에 따라 DR 등의 후속 일정만 축소·조정하고 29일 상장은 예정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DR 일정뿐 아니라 상장 시점 자체를 연기할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장 연기가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 관계자는 "만약 7일 수정 증권신고서가 제출된다면 해외 DR 일정을 크게 축소하지 않는 한, 주간사가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공모주 신청을 받은 뒤 상장을 29일까지 마치기는 다소 빠듯한 일정"이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며칠 정도라도 상장이 연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롯데그룹은 또 다시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해 7월 불거진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고, 폐쇄적인 지배구조가 수면위에 떠올랐다.

이후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롯데 개혁을 약속했고, 이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핵심 과제가 바로 호텔롯데 상장이였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을 99%에서 65%로 낮춰 '일본 기업' 논란을 불식하고, 공모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모아 그룹의 핵심 부문인 호텔·면세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만약 향후 검찰 수사 결과,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이나 운영 과정에서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거의 확실시되던 잠실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재승인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 가운데 면세물품·매장 관리 역량, 기업이익 사회 환원·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감점이나 부정적 평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연매출 6800억원 가량인 월드타워점은 12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로 연매출 1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곳이다. 글로벌 1위 면세점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절대 빼앗겨서는 안되는 곳이다.

만약 재승인에 실패하게 되면 호텔롯데의 핵심 사업이 면세점인만큼 기업가치가 깎여 최악의 경우 공모가가 예상 범위(10만원 안팎)를 밑돌거나 공모 흥행이 시들해질 수도 있다. 적게는 4조6419억원, 많게는 5조74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던 공모 자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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