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 만에 종료된 중견기업 채용앱 사업… ‘전시행정’ 보여준 산업부ㆍ중기청

입력 2016-06-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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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 변경에 관심 떨어지면서 3년간 '방치'…‘유레카매거진’ 작년부터 예산배정 중단

정부가 중견기업 채용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시작했던 ‘중견기업 채용 애플리케이션 사업’이 3년여 만에 소리 소문도 없이 종료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중소기업청으로 주무부처가 바뀌며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졌고, 이에 양 부처가 서로 예산 배정을 피하면서 아무도 사업을 맡지 않게 돼서다. 사업 초기 새로운 중견기업 채용 지원사업이라며 떠들썩하게 내세웠던 것을 감안하면 결국 ‘전시행정’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2일 관가에 따르면 중기청은 정부가 만든 중견기업 채용앱 ‘유레카매거진’ 사업 관련 예산 배정을 지난해부터 중단했다. 주무부서였던 중견기업국 중견기업정책과도 지난해부터 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정부의 주무부서가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유령사업’으로 방치되다가 이번에 소리 소문 없이 종료시킨 셈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넘어온 사업인 만큼 과거 산업부와 함께 예산을 배정해왔는데, 지난해부터 예산 배정이 되지 않아 사업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유레카매거진은 과거 지식경제부(현 산업부)가 중견기업국을 신설하며 중견기업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초기의 산물이다. 2012년 말 당시 윤상직 1차관(전 산업부 장관ㆍ현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며 선보인 앱으로, 중견기업 채용 접근성을 높였다고 자평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중견기업국이 산업부에서 중기청으로 이관되면서 점차 관심에서 멀어졌고, 예산 배정도 양 부처가 기피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결국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기관의 한 관계자는 “윤상직 전 장관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어서 초기엔 공무원들이 앞다퉈 나섰지만, 중견기업국이 중기청으로 이관되며 사업이 어정쩡한 위치에 놓이게 되자 산업부와 중기청이 서로 눈치를 보며 방치한 셈”이라며 “예산 규모가 작은 사업이어서 눈에 띌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 측은 이와 관련해 “예산 배정이 안 돼 사업을 종료시켰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면서 “중견기업 채용 지원은 자체 웹 기반 ‘중견기업 정보마당’을 통해 진행하고 있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도 최근 모바일 앱을 출시하며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심 여부에 따라 사업 관리ㆍ감독 수위가 달라지는 정부의 행보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레카매거진 사업이 규모는 작았지만 국민 세금을 예산으로 초기 구축비와 각종 사업비 등을 마련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중견기업 활성화에 대한 이슈가 커지자 부랴부랴 사업을 추진했다가 이후 관심이 시들해지자 방치ㆍ종료시키는 산업부와 중기청의 모습은 대표적 전시행정 사례라는 비판도 나온다.

중견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에 있던 지원사업들부터 다시 챙기고, 재정비하는 책임 있는 정책 추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윗사람에 의해 졸속 추진되는 정책ㆍ사업이 아닌, 정책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정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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