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주택 다 어디갔나?

입력 2016-06-01 11:16 수정 2016-06-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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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8만 가구 공급에도 전셋집은 모자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지난해 전국에 공급된 주택물량은 88만5394가구였다. 국토교통부는 76만5328가구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여러 가구가 거주하도록 설계돼 있는 다가구주택을 한 채로 계산해서 그렇다. 다가구주택은 건축법상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가구주택에도 엄연한 독립가구가 살고 있어 개별 가구를 다 전체 가구수 통계에 포함시켜야 오류가 생기지 않는다.

지난해 건설된 다가구주택은 총 1만9592동이고 개별 가구 수는 13만9658가구로 집계됐다. 건물 1개동에 7.1가구가 살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 발표 숫자와 무려 12만 가구가 차이난다.

아무튼 국토부 발표 수치로 쳐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물량이 공급됐다.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합하면 거주용은 100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상하게도 지난해 그렇게 많은 주택이 시장에서 판매됐는데도 집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대부분 공사 중이어서 그렇다. 시장에 나온 완성품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공사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은 완성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파트는 아직 홍수 출하 분위기는 아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아파트는 지난해 53만4931가구 공급됐다. 이는 공사기간이 약 3년 정도 걸린다. 2018년 초부터 완성돼 시장에 나오게 된다는 소리다. 그래서 아직 공급 과잉의 후유증이 감지되지 않는다.

지난 2014년에 인가된 아파트 물량 34만7000여 가구도 내년 이후 완공되기 때문에 아파트 전세시장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왜냐 하면 올해 완공되는 2013년 사업승인 분은 27만8000여 가구여서 아파트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택 수요는 가구 증가분 24만 여 가구에다 재건축 등으로 철거되는 주택 8만여 가구 등을 합해 32만~33만 가구 정도 된다. 적어도 이만큼은 새 주택이 지어져야 한다는 소리다.

이 수요가 다 아파트를 찾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주택 보유자 중에도 새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많아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위치가 좋은 곳은 여전히 물량이 모자란다. 최근 분양된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아파트 전세가격은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아파트가 남아돌아 전세시장도 안정을 되찾을듯 싶다. 전세가격도 내림세로 돌아설 여지가 많아 무주택자은 한결 마음이 편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완공주택이 쏟아지고 있는 위례·하남 미사·화성 동탄2 신도시와 같은 곳은 전셋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약세다. 공급 과잉의 영향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수요자는 환영할 일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 살던 집이 안 팔려 새집으로 이주를 못하게 된다든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면 이자 감당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신규 주택 공급은 여전히 넘쳐난다.

올해 4월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22만2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 증가했고 서울도 21.4% 늘었다. 특히 아파트는 15만406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5.1% 많은 숫자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해도 공급 과잉 사태가 벌어지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으로 주택시장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진다는 의미다.

앞으로 경쟁력이 없는 주택은 도태될 게 뻔하다. 주택이 남아돌면 헌집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아무도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주택도 속출할지 모른다.

일본을 보면 우리의 앞날이 예견될 거다. 정부는 애물단지 '빈집' 신세가 될 헌집에 대한 대책도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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