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클래스스토리] 55년 전통 제화명가… 이제 다시 ‘젊음’을 신었다

입력 2016-05-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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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에스콰이아

1961년 가을 서울 명동에 10평 남짓의 조그만 구둣방이 열렸다. 당시만 해도 새 구두는 가죽이 딱딱해 처음 신을 때 발이 아픈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구둣방 주인은 새 구두의 불편함을 없애고 편한 구두를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로 수백 켤레의 구두를 뜯고 밤새워 연구했다. 이것이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의 제화업계를 선도한 구두의 제왕 ‘에스콰이아’의 시작이었다.

트렌드의 변화가 빠른 패션업계에서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깊고 단단한 뿌리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에스콰이아의 뿌리이자 가장 큰 경쟁력은 패션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품질이었다. 때론 거센 비바람을 맞아 흔들리기도 했지만 에스콰이아는 남다른 열정과 최고급 품질의 힘으로 언제나 다시 일어섰다.

1961년 설립 이래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며 대한민국 제화산업을 이끌어온 에스콰이아는 2015년 패션그룹형지와 만나 ‘형지에스콰이아’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55년 전통의 제화명가에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5년 전통의 제화 명가 패션그룹형지와 만나다 = 명동의 조그만 구둣방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화 명가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 에스콰이아를 지탱했던 힘은 바로 품질이었다. 에스콰이아의 고(故) 이인표 창업주는 창업 초기부터 품질 최우선 원칙을 고수했다. 값비싼 최고급 가죽만을 사용했고, 밑창에는 순고무를 활용해 편하고 부드러운 신발을 만들었다. 품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명동 일대의 화이트 컬러를 중심으로 단골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단골 고객 중 한 명이었고, ‘대통령이 신는 구두’라는 명성과 함께 판매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인표 창업주는 디자인 차별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의 구두는 마치 군화같이 투박한 구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에스콰이아는 날렵하고 무늬가 새겨진 새로운 구두를 선보이면서 ‘한국 최초의 구미식 구두’라는 카피로 신문 광고를 내기도 했다. 에스콰이아의 새로운 디자인과 획기적인 광고는 세련된 패션에 목말라하던 젊은 남성들에게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당시 ‘명동 거리를 오가는 신사 10명 중 9명은 에스콰이아 구두를 신는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기존의 수제 공정 방식으로는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1966년 에스콰이아는 국내 최초로 자동 공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거침없는 성장가도를 달리며 1980년대에는 제화업계 최초로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게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제화사업에서 쌓은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여성복과 남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며 토털 패션 브랜드로 전성기를 누렸다.

거침없는 성장세를 달리던 에스콰이아에도 고비는 찾아왔다. 백화점 상품권 등장으로 인한 구두상품권 매출 감소, 외환위기 사태, 신용카드 버블 사태 등으로 수많은 위기에 부딪혔지만 그때마다 에스콰이아는 구두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2015년 패션그룹형지를 만났다. 맨손으로 시작해 연 매출 1조원 신화를 달성한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과 에스콰이아의 만남은 시작부터 많은 화제가 됐다.

최병오 회장은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던 시절, 매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성수동 일대를 지나며 성수동의 랜드마크처럼 우뚝 솟은 에스콰이아 건물을 항상 마음에 새겼다. 에스콰이아는 젊은 시절 최병오 회장의 우상이자 꿈이었다. 30여 년이 흐른 2015년 최병오 회장은 에스콰이아를 품에 안으며 꿈을 이뤘고 형지에스콰이아의 새로운 시작을 선포했다.

◇명가의 변화… 디자인·기술력 강화에 집중 = 형지에스콰이아는 즉각적인 리빌딩 작업에 착수했다. 다양하게 펼쳐져 있던 사업들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인 제화 및 잡화 사업에 집중했다. 특히 에스콰이아를 비롯한 제화와 잡화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인 디자인 부문 강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도를 도입해 홍승완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디자인 경쟁력과 브랜드 밸류 강화에 나섰다. 홍승완 디자이너는 2016 S/S(봄·여름) 시즌부터 제화 및 핸드백, 잡화 브랜드의 전체 기획과 디자인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홍승완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진두지휘와 함께 전반적인 상품의 디자인 감도를 업그레이드하고 더욱 빨라진 패션 트렌드와 감성, 새로운 디자인 등을 접목해 한층 젊고 트렌디한 구두를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에스콰이아 초창기부터 지켜왔던 품질 최우선이라는 신념은 반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반 세기 넘게 제화업계를 선도해온만큼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최고의 제품력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는 브랜드 가치에 민감한 젊은 프리미엄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최고급 드레스화 ‘알쿠노 라인’을 재정비하고 최고급 제품을 경제적인 가격에 대중적으로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알쿠노 라인에는 명품 수제화에 적용되는 최고급 공법과 소재가 집약됐다. 이탈리아 고급화 제작 기법인 ‘볼로냐 공법’을 적용해 구두 안쪽의 천연 가죽 주머니가 착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변해 신을수록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 또한 반중창을 사용해 꺾임이 부드러워 일반 구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연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구두 뒤축이 자동으로 복원되는 ‘E-리턴 시스템’을 적용해 신발 뒤축에 유연한 PU 소재를 활용, 부드럽고 회복력이 좋은 구두 뒤축을 완성했다. ‘구겨도 구겨지지 않는 구두’로 유명세를 탄 이 제품은 구두주걱을 사용하지 않거나 구두를 꺾어 신어도 구두 뒤축이 원형으로 복원돼 간편하게 착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두의 원형 유지를 통해 심미성은 물론 내구성까지 향상시켜 제화 테크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젊게, 더 넓게”… 새롭게 뛰는 형지에스콰이아 = 형지에스콰이아는 2016년 ‘FIND THE NEW’라는 브랜드 미션과 함께 더욱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1960년대 명동 신사들의 구두에서 출발한 에스콰이아는 한국인의 발에 최적화된 정통 드레스화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형지에스콰이아는 축적된 기술력과 새로운 디자인을 바탕으로 폭넓은 고객층에게 선택받는 1위 구두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정통 드레스화뿐만 아니라 모든 카테고리의 구두가 사랑받는 토털 구두 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해 캐주얼화 라인 강화에 나섰다. 고급 컴포트화 브랜드 젤플렉스와 젊고 감각적인 감성의 캐주얼화 브랜드 영에이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이탈리아 수입 캐주얼화 라인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캐주얼 컴포트 라인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밑창 전체를 펌핑화시켜 통기성을 극대화한 ‘E-에어 시스템’과 발과 신체의 균형을 잡아 올바른 워킹을 돕는 ‘E-밸런스 시스템’까지 도입하며 한층 편안하고 건강한 신발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젊고 세련된 이미지의 배우 박서준과 지소연을 신규 모델로 기용하며 15년 만에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20~40대 고객층의 트렌디한 감성에 맞는 유쾌하고 감각적인 광고로 세련된 이미지를 어필했고, 광고캠페인 영상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총 누적 2200만 뷰를 달성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형지에스콰이아는 광고모델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소비자 스킨십을 강화하며 보다 젊고 친근한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하반기에는 박서준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더욱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의 슈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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