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균의 B하인드] 삼성물산 경영진의 속앓이

입력 2016-05-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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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차장

통합 삼성물산 법인이 출범 9개월째를 맞고 있다. 이재용 체제를 알리는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2015년 7월 구(舊)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되기 직전까지 최고경영진 어느 누구도 다리를 쭉 펴고 밤잠을 청하기 어려웠다.

마지막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임시주총에 상정된 ‘합병 승인의 건’은 표대결 끝에 69.53%의 높은 찬성률을 얻으며 가결됐다.

삼성물산이 특수관계인과 국내 기관투자자, 국민연금 등을 통해 확보한 찬성표는 약 42%로 추정됐다. 여기에 소액투자자와 해외투자자 등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합병 승인의 건은 무리없이 통과됐다. 당시 삼성물산 경영진과 직원들이 소액투자자, 외국인 투자자를 직접 방문하고 설득해 위임장을 얻어낸 노력의 결과였다.

이 같은 지지를 기반으로 2015년 9월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회장에 이은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체제를 공식화한 시점이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각 명령을 내린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0.7%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율을 17.2%로 높였다. 현재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 양대 축인 삼성전자(4.1%)와 삼성생명(19.3%)을 지배하는 구조이다. 재계에서는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주력계열사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은 통합 삼성물산의 3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건설부문 최치훈 사장, 상사부문 김신 사장, 리조트건설부문 김봉영 사장을 각 사업부문장으로 앉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합병 법인의 실적과 주가 모두 뒷걸음질을 치고 있어서다. 통합 삼성물산은 출범 이후 첫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8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흑자전환 가능성까지 점쳤던 기대치를 고려하면 시장의 충격파는 컸다.

실적 부진은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했다. 통합 삼성물산 주식이 상장된 2015년 9월 1일 첫날 주가는 17만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통합 삼성물산 주가는 17만원을 넘지 못하고 내리막을 달렸다. 이달 10일 장중에 12만40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이는 2월 25일 이 부회장이 0.7%의 추가 지분을 취득한 통합 삼성물산 평균단가 15만3000원과 비교해도 19% 빠진 수치다.

그렇다고 앞이 순탄한 것만도 아니다. 무엇보다 당장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통합 삼성물산이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손실을 대부분 털어내긴 했지만, 주가를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9월이면 통합 삼성물산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1년의 성적표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통합 삼성물산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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