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다한 ‘드라기 매직’…ECB 독립성도 휘청, 핏대 세운 드라기

입력 2016-04-22 09:27 수정 2016-04-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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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의 전망과 부합한 결정이었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영향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CB는 이날 회의를 통해 제로(0) 기준금리, 예치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0.40%, 0.25%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간 자산매입 규모도 800억 유로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ECB는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05%에서 제로(0.0%)로 낮추고 예치금리를 -0.3%에서 -0.4%로 인하했다. 월간 자산매입 규모도 오는 4월부터 현행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책회의 결과 발표에 유로 가치는 급등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회의 결과 발표 직후 1.1397달러까지 치솟았다. 드라기 총재의 ‘비둘기파’ 발언에 상승폭이 다소 줄어드는 듯했으나 또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04% 오른 1.12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유럽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드라기 총재는 무한정 통화를 뿌리는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 도입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도 시장의 반응을 의식한 듯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ECB 통화정책의 역효과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드라기의 발언은 기자회견 내내 계속됐다. 그는 “만약 우리가 부양책을 쓰지 않았다면 유로존 성장률과 인플레율은 더 낮아졌을 것”이라면서 “ECB의 정책은 시중은행의 대출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경기 여건이 악화될 경우 ECB는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추가 부양책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ECB의 독립성에 대해 마찰을 빚는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날선 반응을 보였다. 드라기 총재는“ECB는 독일만이 아니라 유로존 전체의 통화 안정성을 증진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필요한 조치 취하는 건 ECB의 사명이며, 우리는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법을 따르지, 정치인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ECB가 독일에 이례적인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ECB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유로존 반대와 이민 반대를 강조하는 독일 내 극우정당이 ECB의 저금리정책에 힘을 얻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최근 독일 정치권에서는 ECB 차기 총재는 독일 몫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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