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IMF 아ㆍ태 국장 “중국 리밸런싱은 한국과 대만에 부정적”

입력 2016-04-1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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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구조조정은 없어…정치적 의지 따라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ㆍ태 국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IMF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 경제 현안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ㆍ태 국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IMF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 경제 현안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중국의 리밸런싱(재조정)으로 소비재를 많이 파는 나라는 이익을 보지만, 투자재와 중간재를 많이 파는 한국과 대만은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ㆍ태 국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IMF 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 경제 현안에 관해 이야기했다. IMF 아ㆍ태 총괄국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담당한 휴버트 나이스 당시 IMF 실무협의단장이 맡고 있던 자리다.

이 국장은 “중국 경제가 과거의 수출형 제조업 위주에서 내수형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 아시아 각국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예를 들면, 소비재를 파는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더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국장은 중국의 정책 조정으로 인한 스필오버(파급효과)가 한국과 대만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대중 전략이 제품 수출 중심에서 여행, 헬스, 성형 등 고부가가치 내수 서비스 시장 공략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 국장은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IMF는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이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인 6.5%로 전망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올해 중국이 6.3%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이는 당시 다른 기관들의 예상치보다 낮았다”며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지속 가능하고 질 좋은 성장을 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중국의 기업부채 문제는 심각하지만 국영기업 중심으로 큰 문제로 전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철강ㆍ조선 등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봤다.

이 국장은 “이윤이 낮은 국영기업을 계속 두면 비효율적인 투자로 이어져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이 중요한데 중국 정부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짜 구조조정은 없습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그는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에 이같이 조언했다. 구조조정에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며 그만큼 비용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역사적으로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많은 지도자가 비판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며 그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조개혁을 위해 국민과 정치권 모두 공감대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 국장은 “구조조정을 계속 하지 않고 있으면 결국 어떻게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개혁이) 가능하다”며 “우리 정부 내에서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은 정치권의 잘못일 수 있지만 아직 먹고살 만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수출해야 한다”며 “해외에 국내 인재들이 팔리도록 학교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이런 게 바로 구조개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이 아끼는 제자 가운데 한 명이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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