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의 중구난방] 글로벌 제약산업 도약하려면

입력 2016-04-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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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산업부 차장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심심치 않게 받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70년이 넘는 제약산업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견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2014년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뒤이어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글로벌 제약업계 순위 50위에 있는 아스펜의 매출 2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굵직한 낭보가 잇따르면서 제약업계가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다수의 신약 기술 수출로 포문을 열었다면 올해는 셀트리온이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앞당겼다. 6일 셀트리온이 내놓은 국내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FDA 승인은 셀트리온은 물론 국내 제약업계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셀트리온은 FDA 승인을 통해 램시마가 오리지널 제품과 관절염 치료 효과가 동일함을 재차 입증했다. 미국은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다. 램시마가 이미 6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음에도 미국 시장 진출에 특별히 기대한 바가 여기에 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미국에서만 5조원 이상 팔리고 있다. 상위 개념의 ‘TNF-알파’ 억제제로 범위를 확대하면 매출이 20조원에 달한다. 이에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매출이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안에 1조원을 돌파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0년 이내로는 10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약산업 측면에서는 또 어떠한가. 셀트리온이 미국 시장에서 거둔 쾌거는 지난해 한미약품이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회사와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8조원가량의 기술 이전료를 거머쥔 것과 함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한미약품은 계약을 맺을 때마다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세계를 놀라게 함은 물론 국내 제약산업의 기술력을 널리 알렸다. 신약 기술이나 바이오시밀러를 만든다는 것은 성공할 때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처럼 엄청난 이득을 안겨주지만, 실패할 확률도 높고 개발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은 물론 장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미약품은 성과를 내기까지 10여 년간의 R&D 투자를 해야 했고,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사기꾼’ 소리를 무릅쓰면서 회사 창립 14년 만에 낭보를 띄웠다. 개발 당사자는 물론 바라보는 처지에서도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는 최근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세계 7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바이오·헬스 분야가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 경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제약업계 역시 자신감을 갖고 R&D에 열중하는 한편 업계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 글로벌 제약사로 가기 위해 스스로 점검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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