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좀 주소! 목마르오~ ] 우리 재벌기업은 ‘무책임한 형’

입력 2016-03-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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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본질은 항상 일정하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를 원한다. 하지만 돈은 절대로 아무에게나 가는 법이 없다. 이 모든 이유는 돈의 본질을 알면 밝혀진다.

돈은 ‘Power to do something’, 즉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힘이며 에너지인데 사람들은 돈을 가지려고만 한다. 돈도 가지고 만질 수 있는 고체 상태의 돈이 있고, 흐르고 보이는 액체 상태의 돈이 있고,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기체 상태의 돈이 있다. 그리고 기체, 즉 물질 이전의 상태인 돈도 있다. 돈 없는 사람이 돈을 소유하려면 물질 이전의 에너지 상태의 돈을 다루고 만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신(新)경영 당시의 돈의 개념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당시 이상한 소리를 했다. 사람은 100억 원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은 100억 원까지만 자기 돈이라고 했다. 100억 원 이상 가진 사람은 100억 부자이건 1000억 부자이건 집으로도 차로도, 즉 외관상으로는 구별할 수 없다고 했다. ‘아직’ 100억 원을 갖지 못한 사람만이 그 차이가 드러날 뿐이라고 했다.

필자는 2010년까지는 샐러리맨이었다. 그 이후 월급을 주는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그 차이는 지구에서 별을 바라보는 것과 하늘의 별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만큼이나 컸다. 직원들을 보기만 해도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과 30분만 이야기해도 돈 벌 사람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예를 들어 부자들은 100억 원, 1000억 원이 있어도 일할 생각을 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10억 원만 있으면 일을 안 한다든지, 20억 원만 있으면 착하게 살며 봉사하고 싶다, 혹은 해외여행을 가겠다며 일을 안 할 생각만 한다. 돈의 본질을 알지 못하니 돈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이자 힘이라는 것을 모르기에 그렇게 헛된 망상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돈에 대한 개념 없이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배웠던 불쌍한 한국의 힘들고 목마른 사람들을 구해줄 사람은 국회의원이나 공무원이 아니다. 우리나라 10대 그룹이 국민들의 타는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시대의 우리 국민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안목이 대한민국 지도자들에게 아직 없는 것 같아 슬프기만 하다. 그리고 그것은 부자들의 책임이기도 하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우리는 어린 시절 대부분 가난했다. 부모는 할 수 없이 장남이나 똑똑한 자식 하나만 교육시켰다. 동생들은 형님만 잘되면 우리도 잘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모든 것을 참아야 했다. 그러나 그 형님이 성공하고 출세해 장가간 다음에 자기 자식만 챙기고 동생들을 돌보아주지 않는다면 어찌 될까?

지금 한국의 재벌그룹은 동생들을 챙기지 않고 자기 가족만 챙기는, 아버지의 뜻을 저버린 의리 없는 형과 비슷하다. 과거에는 정부가 기업을 도와주었다. 기업이 성공하면 국민과 국가를 책임져줄 것이라는 희망 아래….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 10대 재벌그룹이 ‘국민기업’이라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10대 그룹의 현금성 유보자산은 750조 원에 달한다. 해마다 거론되는 추가경정예산의 수십 배가 잠자고 있다. 돈을 아는 기업이 돈을 모르는 국가와 국민들을 책임져야 하는 시대다.

그런데 한국 재벌기업들은 여전히 자기 자식만 챙기는 무책임한 형님과 같다. 긴 막대기와 받침대만 있으면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다던 그리스 철학자 아르키메데스 같은, 세상과 우주를 보는 안목이 있는 기업인이 나와 자신의 돈에 대한 지식을 국민과 국가에 적용해 보았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못 하지만 아는 사람이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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