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황 무너뜨린 중국, 다음은 옥수수?

입력 2016-03-30 08:36 수정 2016-03-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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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내 수요 정체로 남아도는 옥수수를 헐값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가격 하락 압력을 받는 곡물 등 상품시장이 중국의 ‘밀어내기 식’ 수출로 추가 압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중국 정부는 옥수수 가격 책정을 시장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07년부터 정책적으로 자국 내에서 재배되는 옥수수를 일부 사들이면서 최저 가격을 책정해 시장 가격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공급 과잉을 부추긴다는 판단에 중국 정부가 이 정책을 거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옥수수 가격 책정에 손을 떼면서 농업부문의 자율화 조치에 나섰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속내는 따로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국내 옥수수 수요가 정체돼 재고가 쌓이자 최소 가격 책정의 의미가 없어지게 됐기 때문. 특히 재고가 넘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최소 가격 책정에서 손을 떼게 되면 중국산 옥수수 가격은 추가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농가에서 굳이 사료용으로 수입산 옥수수를 살 필요가 없게 된다. 즉 중국이 시장에서 손을 떼면 자국에서 생산된 옥수수 수요는 늘어나게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조치로 피해를 보는 곳은 해외 곡물 판매업자들이다. 토빈 고리 호주 커먼웰스은행 농업 상품전략 책임자는 “그간 중국 농가는 옥수수 대신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보리, 사탕수수, 카사바 등을 가축 사료로 수입해 썼는데, 옥수수 가격이 내려가게 되면 굳이 이를 수입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2013년 이후 중국은 곡물시장에서 주요 수입국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그만큼 곡물 수요가 높아 자국내 공급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내 수요가 정체되고 재고가 쌓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자국내 곡물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수입은 줄이고 오히려 자국산 옥수수를 수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상품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중국이 전세계 옥수수 재고의 50%에 달하는 자국 내 재고를 내다 팔기 시작할 것이며 이는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비축량이 급증한 가운데 중국이 수출에 나선다면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옥수수 세계 비축량 2012년 이후 약 60% 급증했다.

앞서 중국은 생산 과잉으로 인해 남아도는 철강을 대거 수출했다. 이에 국제 철강 시황이 심하게 주저앉았다. 이에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이 철강에 이어 옥수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전날 5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가격은 t당 14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2개월 사이 6.2%가 빠진 것이다. 중국 다롄상품거래소 5월물 옥수수 선물가격은 이날 t당 262달러였다. 3월 중반 이후 15% 급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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