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국민건강보험공단 복지포인트는 임금 아니다"… 대법원 판단 주목

입력 2016-03-04 08:27 수정 2016-03-04 09:0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신광렬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권모 씨 등 3명이 공단을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부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지만, 복지포인트는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권 씨 등 3명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또 이들은 다른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선정당사자’여서 소송을 내지 않은 다른 6000여명의 직원들에게도 똑같은 효력이 미친다.

재판부는 복지포인트가 ‘금전’이 아니기 때문에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근로자가 복지포인트를 사용하면 회사의 결제승인을 거치게 되는데 이런 절차가 이뤄지기 전에는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복지포인트가 △용도가 제한돼 있고 △일정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하는 점 △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지급되는 점 △'수당'이라는 명칭이 붙지 않는 점 등도 임금이 아니라는 근거로 삼았다.

설령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보더라도 구체적인 규모가 사측의 재정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복직 근로자의 경우 포인트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통상임금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급여가 일률적이고 고정적으로 지급돼야 통상임금이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현재 일선 법원에는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는 소송이 산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근로자 측에서는 복지포인트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만큼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사 측은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것일 뿐 임금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법원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 통상임금 사건에서는 1심 재판부가 “임금이란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으로, 통화의 형태로 제공되지 않는다고 해서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이미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근로자 윤모 씨 등 819명이 대구도시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 사건을 배당받아 법리를 검토 중이다. 이 사건 결론이 나오면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있을 지에 대한 첫 대법원 판단이 될 전망이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복지포인트는 복지를 장려하는 취지인데, 사실상 기본급을 올려주지 않기 위해 상여금처럼 쓰이는 경우도 있다”며 “내규나 제도 설계에 따라 쟁점이 복잡하고, 판단할 여지가 그만큼 넓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음주운전 걸리면 일단 도망쳐라?"…결국 '김호중 방지법'까지 등장 [이슈크래커]
  • 제주 북부에 호우경보…시간당 최고 50㎜ 장맛비에 도로 등 곳곳 침수
  • ‘리스크 관리=생존’ 직결…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태풍]
  • 맥도날드서 당분간 감자튀김 못 먹는다…“공급망 이슈”
  • 푸틴, 김정은에 아우르스 선물 '둘만의 산책'도…번호판 ‘7 27 1953’의 의미는?
  • 임영웅, 솔로 가수 최초로 멜론 100억 스트리밍 달성…'다이아 클럽' 입성
  • 단독 낸드 차세대 시장 연다… 삼성전자, 하반기 9세대 탑재 SSD 신제품 출시
  • 손정의 ‘AI 대규모 투자’ 시사…日, AI 패권 위해 脫네이버 가속화
  • 오늘의 상승종목

  • 06.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612,000
    • +0.01%
    • 이더리움
    • 4,960,000
    • -0.86%
    • 비트코인 캐시
    • 551,500
    • +0.46%
    • 리플
    • 694
    • -0.29%
    • 솔라나
    • 187,900
    • -2.79%
    • 에이다
    • 539
    • -0.92%
    • 이오스
    • 808
    • +0.37%
    • 트론
    • 164
    • -0.61%
    • 스텔라루멘
    • 133
    • +1.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500
    • -0.24%
    • 체인링크
    • 20,220
    • +0.6%
    • 샌드박스
    • 467
    • +3.0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