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경제정책 과거에만 매달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

입력 2016-02-18 16:39 수정 2016-02-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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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GDP·수출 증대 일변도 정책 바뀌야..상당기간 감내하며 중소기업 육성해야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전부 과거에 했던 일들이다. 이같은 과거 정책수단을 갖고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18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우리의 뉴노말(New Normal) 그 본질과 처방’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의 정부정책은 과거 성공했던 것에 매달려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짜고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금리인하를 종용하는 등 경기부양을 되풀이하고 있다. 규제도 물속에 집어넣겠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성장 잠재력 추락, 희망 잃는게 한국판 뉴노말 = 조 명예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고부채 등 상태가 정착되는 뉴노말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판 뉴노말은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추락, 정치 혼란, 사회 갈등과 분열 심화, 상상을 초월하는 패륜 사건의 연속에 따른 국격 추락에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2.6% 성장했다. 경제지표로 보면 우리 경제가 그리 나쁘지 않다. 어떤 함정에 빠진 것도 아니다”면서 “다만 성장잠재력 원동력이 꺼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기업 매출이 감소하고 총수익이 줄고 있다. 기술면에서도 (발전되는 모습이) 없다. 경제 펀더멘털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또 “성장 원동력을 찾을 데가 마땅치 않다보니 결국 실업 특히 청년실업이 늘고 있다. 3포 5포 N포라고 말하지만 청년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청춘을 포기하는 것이다. 뼈저린 이야기다.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다”며 “아동학대 특히 부모들의 학대 등 항간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패륜이다. 이런 세태도 발전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이게 한국의 뉴노말”이라고 평가했다.

◇ 정부실패가 뉴노말 초래, 이제라도 중기 육성 나서야 = 조 명예교수는 이같은 뉴노말이 하루아침에 나타났다고 보지 않았다. 장기간에 걸친 정부실패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간 차이는 미국의 경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너무 많이 한 반면, 한국의 경우 너무 안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 명예교수는 “미국 정부는 4반세기 동안 신자유주의를 실천했다. 그린스펀의 경우 거의 20년간 미 연준 의장을 하면서 신나게 돈을 풀었다. 월스트리트는 환영했지만 결국 거품이 생겼고 끝내 꺼졌다”며 “반면 한국의 경제정책은 성장률(GDP)과 수출 증가율 극대화에만 집중하면서 중소기업을 육성하지 못했다. 역대 정부가 중기를 육성한다 했지만 문서상으로만 하는 체 했지 실제로 중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오랫동안 지속된 정부실패를 씻고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도 GDP와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오랜 기간 감내하며 중소기업과 인재를 육성하는 경제·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참신한 새로운 발상은 기기묘묘한게 아니다. 우리가 잊어버렸던 것을 새로 발견하는 것도 새로운 것”이라며 “규제의 경우 왜 풀어야 하는지, 어떤 규제가 왜 필요한지 등 방향으로 필요한 규제는 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 명예교수는 “세상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지속발전하는 나라치고 중소기업이 약한 나라는 없다. 경제기반은 중소기업이다. 거기서 기술이 생기고 연마되며 탄탄해져야 대기업도 수출도 탄탄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이 쉽지 정부가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대기업 육성보다 10배 100배 더 어렵다. 기술을 가르쳐야 하고 이를 위한 학교가 있어야 한다. 학교와 기업간 연결고리도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상당기간 인내하며 오랜세월을 두고 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게 한다 해도 쉽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육성하지 않으면 경제기반 마련이 안된다”고 말했다.

◇ 교육, 인재육성에 목표 둬야 = 조 명예교수는 4살 5살부터 사교육에 내몰고 1등을 강조하는 교육도 희망을 잃는 사회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육의 목표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인재란 출세한 사람이 아니다. 자기가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몸과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차원에서 노동자도 인재다. 그런 사람들이 장관 차관보다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한글전용 정책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글전용만 갖고는 3류국가 밖에 될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막론하고 새로운 개념이 자꾸 나온다. 한글만으로는 이런 새로운 개념을 표시할 수 없다. 일본도 명치유신은 한자가 있어 이뤄졌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글과 한자의 콤비네이션은 숙명”이라며 “한글 고수를 애국심으로 보는데 애국심은 배타적인 것이다. 반면 문화는 포용에 있다. 다른나라 문화를 받아드릴 용의가 있어야 좋은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교육에서 평준화를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명예교수는 “교육은 인재를 기르고 엘리트를 양성하는게 목적이다. 지성과 덕성 포부를 가진 엘리트 리더십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른 고등학교 차별화 등 폐단은 다른데서 해결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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