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더 커진 집값 하락 경고음, 헬전세에 깡통전세 걱정까지...

입력 2015-12-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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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몇 해 전 결혼한 동기가 요즘 전셋집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고 합니다. 계약 갱신이 내년 2월인데 주인이 5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했다네요. 적금 타고, 청약 깨도 부족하다며 울상입니다. 대출을 좀 더 받아 집을 아예 사버릴까 고민하다가, 집값이 내려갈 수도 있다며 이내 포기합니다. 그 집 전세가율이 90%가 넘는다고 하니 그럴 만합니다.

저도 걱정이 태산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값이 1년 새 8000만원이나 올랐거든요. 어제 퇴근길에 단지 앞 부동산 광고판을 봤는데요. 매매가와 전세가가 별 차이 없더군요. 계약 갱신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년에 집주인이 얼마나 올려달라고 할지 벌써 머리가 복잡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와 제 동기의 고민은 평균도 안 됩니다. ‘전셋값 5000만원 인상’이면 운이 좋은 축에 속한다는 거죠. KB부동산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겠습니다. 지난 9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 642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2013년 9월(2억 8201만원)과 비교하면 2년새 30%나 올랐습니다. 전세계약을 갱신하려면 집주인에게 8219만원을 더 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0%를 넘어섰습니다. 2년 전만 해도 50% 후반대를 유지했는데 말이죠. 사람들이 왜 ‘대출 받아 집 사버릴 거야’라고 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문제는 집값 하락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금리인상 기정사실’이 연일 보도되고 있고요. 저와 동기 같은 ‘전세난민’들에게는 최악의 소식입니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별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집값이 떨어지면 보증금을 떼일 수 있기 때문이죠. ‘깡통전세’ 말입니다. 통상 전문가들은 전세가율이 80%를 넘기면 ‘깡통전세’ 고위험군으로 분류합니다.

집값 하락 징후를 좀 살펴볼까요?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0.01% 하락했습니다. 1년만입니다. 노원구, 관악구, 강동구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하네요.

부동산 경기를 가늠할 때 활용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도 주춤해졌습니다.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343조 3295억원입니다. 10월(339조 2908억원)과 비교하면 4조 386억원 증가했습니다. “4조원이나 늘었는데?”라고 하시겠지만 9월에서 10월 주담대 잔액 증가분이 7조원입니다. 월간 증가폭이 3조원 줄어든 겁니다. 주담대 받으려고 은행에 길게 늘어선 줄이 반으로 짧아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치로 따져서 감이 잘 안 오시죠? 한국은행이 332명의 부동산 전문가와 중개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집값 상승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냐고요. 10명중 6명이 2~3년 내 떨어질 거라고 답했습니다. 수도권(53%)보다 지방(83%)의 집값 조정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컸습니다.

헬전세(전세지옥)에 깡통전세까지... 언제쯤이면 집걱정 좀 안하고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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