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3기 경제팀 제대로 일할 사람 뽑아라

입력 2015-10-22 10:49 수정 2015-10-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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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헌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한국경제 상황이 안 좋다.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항상 있었지만, 현실은 ‘위기’라 해도 절대 과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올 들어 9개월째 감소해 연간 교역 1조 달러 달성이 4년 만에 어려워졌다. 수입은 지난달 6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 42개월째 불황형 흑자 상태다.

그나마 하반기 추경,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으로 심리가 반짝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소비절벽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고, 산업생산도 신통치 않다.

기업의 성장엔진도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30대 그룹 부가가치 총액은 207조원으로 전년보다 0.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10대 그룹 비중은 12.7%에서 12.1%로, 4대 그룹은 10.3%에서 10.1%로 각각 낮아졌다.

더 큰 문제는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500대 기업 10곳 중 1곳은 영업활동으로 이자도 못 내고, 30대 그룹 계열사 1050곳 중 80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또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30대 그룹 계열사가 246곳에 달한다.

앞으로의 경제 전망도 어둡다. IMF는 이달 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3.1%에서 2.7%로 무려 0.4%포인트나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7월 3.5%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를 성장률 인하 이유로 들었다.

해외기관만 부정적으로 본 것이 아니다. 한국은행도 이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7%, 내년 3.2%로 각각 0.1%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3분기 성장세가 회복됐고 이 같은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다소 긍정적으로 판단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위험을 우려한다.

상황이 이 지경이지만, 국회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청년 일자리, 현계기업 구조조정, 금융개혁, 소비 활성화 등 각종 대책은 쏟아내고 있지만, 성과는 기대 난망이다.

반환점을 돈 박근혜 정부의 추진 동력은 점점 약화되고, 대통령 주변인들은 제 살길 찾아 국회로 돌아가고 있다. 10·19 개각도 씁쓸한 느낌이 든다. 대통령이 필요해서 한 개각이 아니라, 내년 총선 출마를 원하는 정치인 장관의 교체와 한국형 전투기(KF-X) 기술이전 거부에 따른 문책성 개각이다.

경제가 위기 상황인데, 그만두겠다는 정치인 장관들도 무책임하다. 장관이 교체되면 인사청문회부터 업무 파악까지 최소 3~4개월 정책 공백이 생긴다. 그럼에도, 고작 7개월 만에 그만두겠다는 것은 국가보다 자신의 영달(榮達)이 우선이라는 것 아닌가. 내년 총선 출마 생각이 있었다면 장관직 제의를 거절했어야 한다. 총선 때 ‘나 장관 했소’라며 선거용 장관을 했다면 인선한 대통령도, 수락한 정치인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연말 경제·사회 부총리를 교체하는 추가 개각이 예고돼 있다. 또 청와대 경제수석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도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이 꾸려지는 것이다. 3기 경제팀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총선과 정권 말 레임덕 등 악조건에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 3기 경제팀의 수장인 차기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관록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가 회복할지,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지는 3기 경제팀의 손에 달렸다. 부디 3기 경제팀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덕헌 기자 dhkim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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