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ㆍ2인자의 진흙탕 싸움, 동반사퇴해야

입력 2015-10-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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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내년 5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다음달 3일 임기를 마친다. 최 이사장은 7개월, 홍 본부장은 불과 열흘 남짓 임기가 남은 셈이다. 유종의 미를 거둘 시기에 ‘자리 지키기’ 다툼이나 하는 두 사람을 보고 국민은 환멸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종잣돈을 관리하는 곳이다. 현재는 500조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고 향후에는 1000조원까지도 늘어날 전망이다. 오직 국민을 위한 업무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인선을 둘러싼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 모두에게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보고 세간은 ‘국민연금은 든든한 정치 배경이 있는 자들이 차지하는 곳’이라고 인식할 것이 아닌가.

최 이사장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부산고ㆍ위스콘신대 동문이다. 홍 본부장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구고 동기 동창이다. 이번 인사 잡음으로 국민은 두 사람의 성과보다는 이 같은 정치배경만 기억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은 동반 사퇴해야 한다. 최 이사장의 발언은 국민연금 사외이사,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가 느끼는 온도 차이가 크다. ‘책임지겠다’와 ‘사퇴 안 한다’라는 극과 극을 오가는 형국이다. 어떠한 사태가 벌어지면 낮과 밤에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의 발언이 달라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최 이사장이 표현 수위를 바꿔가며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것도 한 기관의 수장이 할 처신은 아니다.

홍 본부장의 연임 욕심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최 이사장은 “어느 누군지는 모르지만 (홍 본부장의 연임을) 정해놓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임을 위한 홍 본부장의 전방위 로비가 있었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두 사람의 동반사퇴로 가닥이 잡혀도 후임 인선까지의 업무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기금운용본부는 하루에도 수차례 투자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결국 자리 욕심이 빚은 참사로 애꿎은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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