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팔이’ 하상욱, 공감 시 짓는 법? “‘당신 생각을 꺼내준다’고 써요”

입력 2015-10-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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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시인 하상욱이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시인 하상욱이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하상욱의 시는 짧지만 읽고 나면 문득 ‘맞아. 정말 그래’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가 최근 출판한 시집 ‘시 읽는 밤-시밤’은 교보문고 등 시 부문 월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중이다.

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상욱은 “장르적인 유리함이 있었었어요. 순위가 올라가기도 쉽지 않지만, 한 번 올라가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죠”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래도 자신의 작품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은 눈치다. 하상욱은 “특별히 글을 더 잘 쓴다는 생각은 안 하지만, 1위가 되어 있으면 기분이 좋고 ‘돈 좀 벌고 있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돈에 목적을 두진 않지만, 돈이 따라오면 좋다는 생각은 한다.

베스트셀러를 넘나드는 ‘시팔이’ 하상욱이지만, 여전히 그를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다. 특히 그의 글을 ‘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는 “내 시를 ‘좋은 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내 글이 ‘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하상욱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SNS를 통해 그의 작품을 접한다. 마음에 드는 글을 자신의 계정에 올리기도 한다. 리트윗됐다는 것은 글이 좋았다는 것. 쉽게 감정을 나누고 반응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도 고생 좀 했다. 그의 시를 허락 없이 올리거나 시 형식을 따라해 하상욱이 쓴 것처럼 글을 작성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일일히 경고를 주기도 하다 직접 페이지를 만들었다. 시에 이름을 새기지 않아도 이제는 대부분 그가 쓴 글인 것을 안다.

“내 것을 전달하겠다는 생각보다 당신 것을 꺼내주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는 하상욱은 “제 글을 보면 ‘내 생각을 들킨 것 같다’는 답이 많이 와요. 그런 글을 많이 쓰려 하죠”라며 창작 비결을 밝혔다. 이어 “제 글에는 새로운 생각이 담겨있지 않아요.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는 제 글에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를 쓸 때 대상에 대한 고민보다 소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면 소재에 연결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타겟이 된다. 그의 시는 아무래도 청년층의 공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시 읽는 밤-시밤’은 이별이 더 비중 있게 다뤄진 사랑에 관한 시집이다. 벌써 많은 독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2013년 처음 세상에 선보인 ‘서울시’는 은유를 통해 하상욱이 생각하는 세상을 담은 책이다. 반면 ‘시 읽는 밤-시밤’은 은유보다는 직접적이고, 감정에만 호소하는 책이다.

그는 “‘서울시’는 지적인 유희가 많았습니다.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그러나 ‘시 읽는 밤-시밤’을 쓸 때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디자인은 일부러 고급스럽게 했어요. 웃긴 책이 아니니까. 사실 서울시도 보고 울길 바라면서 만든 거에요”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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