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테슬라 이어폰, AK T8iE

입력 2015-10-0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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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에 있는 싸구려 전축의 LP만으로도 충분하던 때가 있었다. 서로의 밥그릇보다 웃을 일이 많았던 그때 말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감성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요즘은 차라리 깨끗하고 질 좋은 소리에서 감동을 찾곤 한다. 어느 정도 귀도 트였고 주머니 사정도 넉넉해 졌으니까.

물론 아쉬움은 여전하다. 여기저기 기웃거릴수록 원하는 사운드를 위해선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공간은 그 다음 문제다. 이럴 때 적당한 대안으로 나온 게 바로 포터블 하이파이 기기다. 이번에 소개할 아이리버 아스텔앤컨도 마찬가지. 작고 저렴하지만 음질 부분에선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아스텔앤컨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번엔 아이리버가 베이어다이나믹과 손을 잡았다. 바로 플래그십 이어폰 AK T8iE로 포터블 하이파이 기기와 궁합을 맞춘 프리미엄 제품이다. 

최초의 테슬라 이어폰

이미 아이리버는 베이어다이나믹 이전에도 몇몇 이어폰 브랜드와 손을 잡은 전력이 있다. 아스텔앤컨 시리즈의 사운드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제리 하비 오디오와 함께 라일라(Layla), 앤지(Angie), 록산느(Roxanne)를 내놓기도 했고 파이널오디오디자인 AKR01, 02도 발표했다. 하나같이 모두 고성능 프리미엄 이어폰에 속한다.

베이어다이나믹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월 출시한 프리미엄 헤드폰 AK T5p가 첫 타자. 아이리버의 오디오 기술력과 베이어다이나믹의 90년 전통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그런데 사실 AK T5p는 기존에 있던 베이어다이나믹 T5p를 아스텔앤컨에 맞게 조율한 수준이었다. 완벽한 합작품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어렵다는 평가다. 물론 이번 T8iE는 시작부터 두 회사가 함께했다.

특히 T8iE는 베이어다이나믹에게도 상당히 의미 있는 제품이다. 테슬라(Tesla)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이어폰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기술은 1테슬라 이상의 자속 밀도를 지닌 링 마그넷을 이용해 해상력과 밸런스를 높이고 빠른 반응 속도와 풍성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독자적인 기술. 지난 2009년 처음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T1과 T5p, T90, T51p/i 등 프리미엄 헤드폰에만 적용했다.

베이어다이나믹은 T8iE를 통해 이어폰에도 테슬라 기술을 적용했다. T8iE는 T1에 들어간 링 마그넷 크기를 1/16로 줄이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게 가공한 다이내믹 무빙 코일 방식의 트랜스듀서를 달았다.

사양은 재생 주파가 8~4만 8000Hz, 임피던스 16Ω, 음압 레벨 109dB이다. 임피던스가 낮은 편이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앰프 없이 쓸 수 있을 정도. 다른 부분은 여느 이어폰보다 높은 편에 속한다. 참고로 베이어다이나믹은 전량 독일에서 숙련된 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만든다. T8iE 역시 마찬가지. 게다가 엄격한 테스트도 거치기 때문에 품질 부분에선 믿음직하다.

세련된 디자인

T8iE를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당황했다. 처음 공개한 이미지에선 어느 정도 큼직한 유닛을 생각했다. 제이 하비 오디오 제품이나 기존 테슬라 헤드폰이 큰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일반 이어폰과 비슷한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다.

디자인은 꽤 고급스럽다. 귓바퀴 모양에 딱 맞게 뒤쪽이 튀어나온 삼각형 모양이다. 전 세계 사람들의 외이도를 측정한 값을 적용했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이면 귀 안쪽에 꼭 맞는다. 귀 뒤로 돌려 착용하는 방식인 것도 있지만 한 번 착용한 유닛은 잘 빠지지도 않는다.

유닛 바깥에는 아스텔앤컨과 베이어다이나믹 로고를 한쪽씩 새겼다. ‘MADE IN GERMANY’라는 문구도 잊지 않았다. 크롬 빛깔에 윤기가 흐르는 외관은 마감이나 재질 모두 부족함이 없다. 크롬 증착 기술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인 것도 특징.

케이블은 분리형으로 MMCX 단자를 적용해 호환성을 높였다. 두께는 생각보다 얇지만 방탄 소재인 아라미드 섬유를 사용해 오래 써도 튼튼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터치 노이즈가 거의 없다는 것. 단 줄꼬임은 각별히 신경 쓰자.

구성품도 알차다. 기본 케이블은 2개. 각각 아스텔앤컨 포터블 기기 전용인 밸런스 아웃(2.5mm 4극) 단자와 일반 오디오 장비를 위한 3.5mm 3극 단자를 달았다. 이어팁은 5가지 크기의 실리콘 팁과 3가지 크기의 컴플라이 메모리폼 팁을 넣었다. 실리콘 팁은 끝 부분이 넓게 벌어져 있어 외부 소리를 충분히 차단한다. 메모리폼 팁은 차음성이 올라가는 대신 저음이 강해지는 것이 특징. 가죽 하드케이스와 금속 소재의 클립도 빼놓지 않았다.

테슬라 느낌 그대로

프리미엄 이어폰이니만큼 공들였다고 소문난 앨범만 찾았다. 이승환 , 아이유 <꽃갈피>, 마이클 잭슨 , 다프트펑크 등의 앨범을 주로 들었다. 음원은 무손실 음원 FLAC을, 스트리밍의 경우 FLAC과 320kbps MP3 포맷을 이용했다.

유닛은 작지만 테슬라 특성을 경험하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다.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쳐 맑고 투명한 고음과 균형 잡힌 중음, 뚜렷한 저음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해상력. 각 음역이 깨끗하게 뻗어 간다. 육상 경기에서처럼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보컬의 분리도와 재생력도 빠지지 않는다. 숨어 있던 사운드도 꼼꼼하게 끄집어내니 기존에 자주 듣던 곡도 전혀 새롭게 들린다. 김광석의 <그날들> <사랑했지만> 같은 곡에서는 텅 빈 공간에 맑게 퍼져나가는 보컬의 사운드를 깔끔하게 표현한다. 깔끔한 해상력으로 감성 라인을 극대화하는 것이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부럽지 않다. 그렇다고 아토믹 플로이드 슈퍼닷츠 티타늄처럼 치찰음이 세거나 피로도가 심한 건 아니다. 밸런스를 잘 다듬었기에 오랜 시간 편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기존의 T5p나 T90에 비해 저음을 보강한 것도 마음에 든다. 굳이 따지자면 T51i와 비슷한 수준. 풍부하면서도 선명하게 울리는 저음이 마이클 잭슨 나 다프트펑크 같은 앨범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아스텔앤컨 플래그십 모델인 AK380과의 궁합도 좋다. 밸런스 아웃 단자로 연결하면 아이폰에 연결했을 때보다 노이즈를 줄여 한결 깔끔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공간감도 한층 넓어진 느낌. 이승환의 <화양연화> <비누> 같은 곡에서는 기존에는 잘 들리지 않던 약한 에코까지 끄집어낸다.

아직 국내 출시 가격과 판매 일정은 미정. 다만 공식 판매가는 부가세 별도로 999달러다. 단순 계산만 하더라도 약 117만원. 실제 소비자 가격은 AS와 기타 부가 비용이 더해져 더 올라갈 것이다. 비싼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단지 숫자만 봤을 때의 이야기. 테슬라 기술력과 사운드를 직접 경험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이다. 물론 누군가는 사치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그 가격만큼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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