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국제화 추진 놓고 “위기 조장” vs “위기 대응” 논란 분분

입력 2015-08-20 09:22 수정 2015-08-20 10:2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원화 국제화는 시기상조라며 부작용을 우려했던 정부가 본격적으로 원화 국제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에서 무역이나 금융거래 시 원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원화 국제화’를 위해 이달 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화 국제화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점진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국제화란 국제적인 무역과 자본거래 시 때 원화로 결제하는 걸 말한다. 원화가 달러ㆍ유로ㆍ엔화 등과 같이 국제통화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의미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금융위기부터 원ㆍ달러 환율의 불안정성 증가,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까지 해외 충격 이어졌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제도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비거주자의 원화 투기 거래의 가능성 등 위험요인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전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대외 안정성을 높이고 우리 금융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원화 국제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원화 국제화는 제도적 기반뿐만 아니라 원화에 대한 국제적 수요·공급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며 수요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원화 표시 금융거래를 전면 자유화할 경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비거주자의 원화조달·보유가 쉬워져 원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 위험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 확대와 외환위기 파급 우려가 있어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대국민 담화에서 금융 선진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자 관련 부처들이 원화 국제화 카드를 검토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80위권의 금융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평가는 우리 금융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질책했다.

자본시장은 많이 개방돼 있는 데 반해, 원화는 국제적으로 거래가 안 되는 통화이므로 자본 이동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달러 의존도를 조금이라도 낮추면 자본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때 정부는 달러화를 많이 쌓아놔야 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원화 국제화가 본격 추진될 경우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해외에서의 투기적 공격인데, 국제금융시장의 성격상 투기가 해외에서 일어날 경우 투기 세력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태국 바트화의 경우 국제화가 이뤄졌지만 사용이 많지 않다는 사실은 훌륭한 반면교사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원화 국제화 추진에 따른 이득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원화 국제화를 주저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과 같다”며 “자본시장에까지 본격적으로 원화 국제화를 확대하기보다 무역 거래에서 우선 원화 사용 비중을 늘리고 지나친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명승부 열전 '엘롯라시코'…롯데, 윌커슨 앞세워 5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프로야구 16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865,000
    • +0.05%
    • 이더리움
    • 5,033,000
    • +0.56%
    • 비트코인 캐시
    • 610,000
    • +1.16%
    • 리플
    • 693
    • +2.06%
    • 솔라나
    • 204,300
    • +0.15%
    • 에이다
    • 585
    • +0.17%
    • 이오스
    • 934
    • +0.65%
    • 트론
    • 163
    • +0%
    • 스텔라루멘
    • 13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9,850
    • -1.55%
    • 체인링크
    • 20,950
    • -1.41%
    • 샌드박스
    • 542
    • -0.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