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박기춘, 국회의원 세 번… 원내대표 두 번… 한 번에 ‘와르르’

입력 2015-08-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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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국회 입법보좌관 발탁 1995년 도의원으로 정치 입문2002년 대선때 노무현 캠프 활동… 2004년 17대 국회 입성야당 원내 사령탑사무총장 맡으며 당 지도부로 與와 협상금품수수 혐의로 구속 위기… 국회 체포동의 절차만 남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 된 박기춘 의원의 정치사는 드라마와 같다. 도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야당 원내사령탑까지 지냈지만,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지금은 검찰의 구속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완구 전 총리와 닮은꼴이다.

박 의원은 1956년 5월1일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에서 태어났다. 풍양초등학교와 광동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진대 행정학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를 나왔다. 또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경희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땄다.

운동신경이 좋아 중고교 땐 배구선수로 활약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농협에 공채로 취직했다가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1977~1980년 군 생활을 했다.

다른 정치인과 달리 학력이나 경력 등 스펙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정무능력과 기획력을 인정받아 30대 초반의 나이로 13~14대 국회 입법보좌관으로 발탁돼 정계에 몸을 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한 건 1995년 제4대 경기도의원에 출마해 당선되면서부터다. 이후 재선을 하며 민주당 원내총무 겸 대표의원, 자치행정위원장, 경기도 도시계획 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후보의 경기도지역 특보 겸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다. 남양주시 지구당 창당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이 몰아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무난한 성격으로 동료 의원들과 두루 친분을 쌓았다는 평가다. 박지원 의원과 특히 친하다.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사무처장, 국회 행정자치위 법안심사소위원장, 국토해양위 간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 대선 패배 직후인 12월 28일에는 원내대표로 선출돼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나름 성공적으로 해냈다. 정부조직개편안과 추가경정예산안, 경제민주화 법안 합의 처리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여당과의 협상에서 뛰어난 정치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사무총장을 맡아 당 구조조정에 앞장서기도 했다. 19대 국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물밑 협상 끝에 최장기 철도파업을 중단하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최근까지 19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최근 검찰 수사로 국회 업무를 모두 중단했다.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는 분양 대행업체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로 박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국회 체포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박 의원에게 현금을 비롯한 고가의 시계 7점과 명품 가방, 안마 의자 등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 소재 분양대행업체 I사는 대형 건설사로부터 집중적으로 일감을 수주했다. 검찰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 의원이 I사의 수주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뇌물죄 적용을 검토했지만 대가성 입증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I사를 수사하자 금품거래를 감추려고 그동안 받은 금품을 측근인 도의원 출신 정모씨를 통해 김씨에게 돌려주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검찰에 자수서를 내고 금품거래를 시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금품 액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영장청구 기준을 넘어섰고 증거은닉 교사 혐의까지 확인된 점을 고려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바닥정치부터 시작해 정치권력의 정점에 올라갔음에도 돈의 유혹은 이겨내지 못한 셈이다. 다만 정치적 도의를 지킨다는 명분을 앞세운 그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탈당하면서 “최근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한 불찰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사전 구속영장도 청구됐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염려해주는 선후배 동료의원들이 비리 감싸기, 제 식구 감싸기란 비난을 듣는 것도 가슴 아파 못 보겠다”며 “지금까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평생 고향 남양주를 떠난 적 없는 제가 어디로 도주하겠나”라고 불구속 수사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13일 오후 본회의에 상정될 ‘체포동의안’의 처리 여부만 기다리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처리되면 그는 바로 구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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