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의 휘뚜루마뚜루] 화끈한 특사와 시원한 투자를

입력 2015-08-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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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중 정치팀장

토요일인 8·15 광복절을 대신해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만큼 광복 70주년의 의미는 남다르다. 취임 이후 줄곧 사면에 인색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대대적 사면을 예고한 것도 결코 즉흥적인 게 아니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역사적 아픔과 분단의 고통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의 광복 70주년은 그 정도로 특별하다.

박 대통령은 사면을 예고하면서 ‘국민대통합’ 차원이라고 밝혔다. 통합을 위한 첫걸음은 바로 용서와 화해다. 이번 사면에는 국론을 하나로 모아야 북한과의 통일도 가능하다는 뜻이 담겨 있음이 분명하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이후 침체된 경제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경제인 사면이다. 원칙을 중시하고 누구보다 신중한 박 대통령이 경제인을 포함한 사면을 고려한 배경이다.

박 대통령은 현재 사면 대상자 명단을 최종 검토 중이라고 한다. 폭넓은 사면을 하되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인사는 배제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인 듯하다. 사면위원회에서도 이런 방향으로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사면 대상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경제인 중 일부가 제외될 것이란 뉴스도 심심찮게 나온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지만 청와대와 여권의 분위기가 그렇게 흐르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롯데그룹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느낌이다.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치도 않은 기업의 회장 일가가 경영권 분쟁으로 볼썽사나운 밥그릇 싸움을 하니 좋아 보일 리 없다. 국민이 보기엔 저급한 돈 싸움일 뿐이다. 더군다나 롯데의 모체가 일본이니, 태생부터 반감 요건을 갖춘 셈이다.

그렇다 해도 롯데 사태가 사면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재벌 총수가 감옥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쾌해하지만 그에 따른 악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아직까지 한국의 대기업은 소수의 총수가 지배하는 구조다. 이들의 결정 없이는 과감한 투자도,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싫지만 현실이다.

지금은 여느 때보다 경제가 어렵다. 모든 초점은 경제 살리기가 기본 바탕에 있어야 한다. 정부가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건 일시적이다. 어차피 그 돈은 다 우리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바꿔 말하면 기업이 돈을 풀어야 한단 얘기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인 사내유보금 규모로 보면 투자여력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경제인 사면은 기업의 주머니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과의 상생 속에서 경쟁력을 축적할 수 있고, 이것이 결국엔 경제의 원동력이 된다.

다소 밉기도 하고 배도 아프지만, 가급적 많은 경제인들에게 사면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가 정한 기준에 미달되고 명분이 조금 약해 보일 땐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물론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전제조건이다. 사면과 투자를 놓고 딜을 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무언의 약속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이 눈감아 줄 수 있고 다음에도 기회가 생긴다.

정부의 화끈한 사면과 기업의 시원한 투자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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