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막말…콜센터 상담원 괴롭히다가 '철창행'

입력 2015-08-1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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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 콜센터나 기업의 고객센터에 전화해 여성 상담원들에게 막말과 성희롱을 일삼다가는 쇠고랑을 차고 철창신세를 질 수 있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욕설이나 성희롱을 일삼는 '악성 고객'을 겨냥해 형사고발 등을 포함한 강경 대응책을 마련해 앞으로 이런 행위로 기소돼 처벌받는 이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한두 차례의 업무방해로 기소된 이들에게 벌금형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만, 횟수가 많고 성희롱과 욕설을 일삼는 등 그 정도가 심하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한 사례도 있다.

회사원인 박모(50)씨는 2013년 12월 모 통신업체 고객센터로 전화해 여성 상담원에게 특정 전화번호로 연결해달라고 요구했다. 상담원이 전화연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안내하자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를 포함한 욕설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박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해까지 1년여간 무려 9982차례에 걸쳐 이 고객센터의 여성 상담원들에게 억지 요구를 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욕설이나 성희롱에 해당하는 말을 반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에게 적용된 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 음란)죄와 업무방해죄였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박씨에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기는 하나, 범행 기간이나 횟수 면에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비슷한 범죄 전력도 있다"며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배모(47)씨 역시 2013년 7월 모 통신업체 고객센터로 찾아가 여성 상담원에게 자신이 전에 이 회사 콜센터 직원과 통화한 내용을 들려달라고 다짜고짜 요구했다.

상담원이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하자 "야이 XXX야, 너 신분증부터 보자"라고 욕설을 하면서 물컵에 있던 물을 상담원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 또 손바닥으로 상담원의 얼굴을 때리려고 하는 등 15분간 소란을 피워 업무방해와 폭행죄로 기소됐다.

법원은 배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김모(40)씨는 2011년 7월 자신이 택시에 두고 내린 휴대전화를 돌려받는 문제로 해당 택시회사의 콜센터에 전화했다. 그는 전화 연결된 여성 상담원과 얘기하다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갔다. 이어 "2번 (상담원) 어디 갔어"라며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다 한 여직원이 이에 항의하자 그녀의 옷을 잡아당기고 손으로 뒤통수를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 관계자는 "전화 상담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이나 욕설을 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업무방해, 모욕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직접 찾아가 폭행까지 하면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진다"며 "누범일 경우 형이 가중돼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는 성추행·폭언·장난전화를 막으려고 성희롱은 1회, 폭언·욕설·협박은 3회 때 고발 조치하는 정책을 도입해 악성 민원인을 줄이는 성과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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