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용등급 강등 대란 현실화 ... 독자신용등급 도입 연기 검토

입력 2015-06-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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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19곳 하락 ... 외환위기후 최다 우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신용등급 강등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엔저 여파와 판매 부진 등 내수경기 회복 지연으로 철강·조선·정유업종 등 20여 곳에 달하는 AA급 이상 대기업의 신용등급이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반기별 신용등급 하향 건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급기야 금융당국은 시장의 충격을 고려해 올 상반기에 도입할 예정이었던 독자신용등급(자체신용도)을 잠정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독자신용등급은 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계열사의 채무상환 능력만으로 평가한 신용등급으로, 금융당국이 ‘등급 부풀리기’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도입을 추진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업계(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의 올 상반기 중 대기업 신용평가에서 AA급 이상 대기업 중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은 19곳으로 예년과 달리 신용등급 강등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AA급 이상 우량 대기업 중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은 단 3곳뿐이었다.

업종별로는 조선, 철강, 정유화학부문의 하향세가 뚜렷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마지노선인 AA-까지 떨어졌고, 현대삼호중공업은 AA급에서 A급 기업으로 추락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으로 AAA급 상실과 함께 건설부문에서 AA-에서 A급으로 추락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역시 모기업과의 불화설로 AA-에서 A+로 하락했다.

신용평가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신용등급 산정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SK하이닉스, 쌍용양회공업, LG이노텍 등 5곳뿐이다.

통상 신평사 정기 신용평가는 6월 한 달 동안 진행되는 것이 관례지만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 대기업 계열사가 급증하는 탓에 몇 개월씩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대기업 리스크가 한층 고조되면서 도미노식 신용등급 강등은 예고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신평사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검사를 실시하면서 기업 신용등급 현실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무보증 회사채 규모는 약 46조원대로 신용등급 A급 이하인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만 21조417억원으로 전체의 4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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