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0조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전환'이 심상치 않다. 수급의 중심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도 2020포인트선까지 짓눌렸다.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7거래일 동안 총 860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전날 외국인은 3111억원의 매물을 쏟아내며 최근 5개월여만에 최대 규모의 팔자 주문을 냈다.
이같은 팔자주문은 6월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월 1조390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한 이후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의 투자 방향전환은 수급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 하락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코스피 시장은 13.60포인트 내린 2028.72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종가 기준 4월 1일 2028.45를 나타낸 이후 77일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이탈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외국인 수급에 추가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즉 '그렉시트'를 우려한 외국자본의 철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나아가 3분기 수출기업에 대한 이익 전망치가 소폭하락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 이익 전망치가 자동차, 정보기술(IT), 조선, 운송 등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소폭 하락하며 외국인 매수세가 단기적으로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