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7일 蓋棺事定(개관사정) 관 뚜껑을 덮은 뒤에야 평가한다

입력 2015-06-07 07: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시인 조지훈(1920~1968)의 ‘지조론’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가 지조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말은 다음의 한 구절이다. ‘기녀(妓女)라도 늘그막에 남편을 좇으면 한평생 분 냄새가 거리낌이 없을 것이요. 정부(貞婦)라도 머리털 센 다음에 정조를 잃고 보면 반생(半生)의 깨끗한 고절(苦節)이 아랑곳없으리라. 속담에 말하기를, 사람을 보려면 다만 그 후반(後半)을 보라.’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사람은 죽고 난 뒤가 중요하다. 바로 개관사정(蓋棺事定), 죽은 뒤 관 뚜껑을 덮고 일을 정하게 된다. 개관논정(蓋棺論定)이라고도 한다.

개관사정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로도 쓰인다. 오랜 유랑 끝에 쓰촨[四川]성의 어느 오지에 정착한 두보는 그곳으로 유배된 친구의 아들 소혜에게 ‘군불견간소혜’(君不見簡蘇徯)라는 시를 보냈다. “그대 보지 못했나 길가에 버려진 연못을/그대 보지 못했나 그대 앞에 쓰러진 오동을/오동은 죽은 등걸로도 거문고를 만들고/한 섬의 오래된 물에 교룡이 숨어 있다네/사나이 죽어 관 뚜껑을 덮고 나서 성패를 말할 수 있나니/그대 다행히 아직 늙지 않았거늘/어찌 산 속에서 불우함을 탓하는고/심산궁곡은 살 곳이 못 되리니/벼락과 도깨비에 광풍까지 겹쳤음에랴. ”[君不見道邊廢棄池 君不見前者摧折桐 百年死樹中琴瑟 一斛舊水藏蛟龍 丈夫蓋棺事始定 君今幸未成老翁 何恨惟悴在山中 深山窮谷不可處 霹靂魍魎兼狂風] 용기를 잃지 말고 노력하라는 충고였다.

그러나 관 뚜껑을 닫고 난 뒤에도 살아서 저지른 일로 인해 부관참시(剖棺斬屍, 관을 깨뜨려 시체를 베는 것)의 추형(推刑)을 당한 일도 있었으니 관 뚜껑을 닫은 뒤에도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애국지사들 중에도 스스로 만절(晩節)을 훼손해 길이 오명을 남긴 경우가 있으니 안타깝다. fusedtree@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흰자는 근육·노른자는 회복…계란이 운동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 [에그리씽]
  • 홍명보호, 멕시코·남아공과 A조…'죽음의 조' 피했다
  • 관봉권·쿠팡 특검 수사 개시…“어깨 무겁다, 객관적 입장서 실체 밝힐 것”
  • 별빛 흐르는 온천, 동화 속 풍차마을… 추위도 잊게 할 '겨울밤 낭만' [주말N축제]
  • FOMC·브로드컴 실적 앞둔 관망장…다음주 증시, 외국인 순매수·점도표에 주목
  • 트럼프, FIFA 평화상 첫 수상…“내 인생 가장 큰 영예 중 하나”
  • “연말엔 파티지” vs “나홀로 조용히”⋯맞춤형 프로그램 내놓는 호텔들 [배근미의 호스테리아]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849,000
    • +0.03%
    • 이더리움
    • 4,532,000
    • +0.11%
    • 비트코인 캐시
    • 879,500
    • +3.05%
    • 리플
    • 3,029
    • -0.53%
    • 솔라나
    • 197,700
    • -0.15%
    • 에이다
    • 619
    • -0.32%
    • 트론
    • 430
    • +0.47%
    • 스텔라루멘
    • 359
    • -0.8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520
    • +0.33%
    • 체인링크
    • 20,700
    • +1.92%
    • 샌드박스
    • 215
    • +2.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