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절상 적극 대응하라”

입력 2015-05-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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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내 정책금리 정상화 앞두고 수출 위기감 고조

미국 정책금리 정상화 시기가 가까워져도 원화가 좀처럼 약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통화에 비해 강인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한국경제의 ‘버팀목’ 수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일본의 엔화는 원화에 비해 더 가파르게 절하돼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원화절상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2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4월 현재 115.34포인트로 2008년 2월(118.79) 이후 7년2개월내 가장 높았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 가치가 고평가됐고,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미 금리인상을 앞두고 나타난 달러 강세에도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견조한 펀더멘털이 부각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간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그래픽: 연합뉴스)

특히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의 엔화가 빠르게 절하되면서 원고 현상의 심각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7일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으로 전일보다 3.76원 내린 100엔당 899.51원으로 집계됐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900원대가 뚫린 가운데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엔저는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공개한 회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307개사 가운데 70.3%가 “현재 원·엔 환율 수준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기업 300여개사들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응답기업 절반 이상(55.7%)이 엔저로 수출 피해가 났다고 전했다. 또 ‘거래시 감내할 수 있는 원·100엔 환율’은 평균 924원으로 집계, 이미 현 환율 수준을 크게 하회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아베노믹스 초기 우려했던 근린궁핍화정책(beggar my neighbor policy)이 현실화된다”며 “과거 엔고시대의 일본기업처럼 원고 시대를 헤쳐나가려면 사업구조를 효율화하고 제품의 부가가치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원고 현상을 우려하고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수출에서 한중일이 경쟁심화에 직면했다고 분석, 한국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 및 원화절상 완화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씨티그룹은 한국의 올해(–1.1%→-2.2%)와 내년(4.3%→3.1%)의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한·중·일 수출경쟁 심화에 따라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화의 명목 및 실질실효환율 모두 향후 1년내에 2.1% 절상될 것으로 예상, 원화 강세가 추가적으로 수출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며 “해외 마케팅 지원, 무역보험, 해외포트폴리오투자 장려 등 현재 추진을 계획중인 미시적인 조치와 더불어 엔화 대비 원화가치의 급격한 절상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원화가치는 다른 통화들과 달리 금리보다는 경상수지와의 상관성이 높다”며 “원화가치 절상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해외 포트폴리오투자에 대해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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