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가시화 업계 최대이슈 부상

입력 2006-12-17 14:42 수정 2006-12-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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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독자상장 추진...중소형사 증자 줄이어

지난 17년동안 미결 문제로 남아 있던 생명보험 상장문제가 계약자배당이 적정하다고 판정되고 중소사인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이 각각 지주사편입, 공모주 모집 등으로 상장에 대비하는 등 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여기에 교보생명이 독자 상장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호생명도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밝혀 생명보험사의 상장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생보사들이 상장되면 최근 급등하고 있는 주식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보험사 재무 건전성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생보사 상장은 1989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서 공론화됐다. 두 회사의 자산재평가 이후 생보사 기업공개에 대한 공청회가 실시됐으며 재무부는 재평가 차익 중 70%를 계약자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자산재평가 차익 중 30%를 주주에게 무상 증자했고, 계약자 몫인 70%중 2/3는 과거와 현재 미래 계약자를 위한 배당 준비금으로 적립됐으며 나머지 1/3은 유보금으로 자본계정에 편입했다.

그러나 당시 재무부는 증권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며 생보사 상장을 미뤘고, 이후 10년 동안 생보사 상장에 대한 움직임은 없었다.

◆최대 걸림돌 계약자 배당 적정성 판정

생보사 상장문제가 다시 거론된 것은 1999년 삼성자동차 부실 해소 방안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출연하면서부터다. 보험학회와 금융연구원 주최로 공청회가 열렸으며, 시민단체의 계약자에게 주식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금감위도 계약자에게 주식을 배분해야 한다고 시민단체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으나 삼성생명 등 생보업계는 현행법상 계약자에게 주식배분은 불가능하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2000년까지 생보업계와 시민단체는 팽팽하게 맞섰지만 정부는 또다시 전면 재검토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생보사 상장 문제는 거론되지 않다가 2003년 금감원이 생보사 상장 문제를 언급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어느 때 보다 상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민단체와 삼성의 대립으로 또다시 무기한 연기됐다.

상장의 최대 걸림돌은 유배당 계약자에 대한 지분 배분 문제이다. 시민단체들은 상장 후 이익의 일부분을 계약자 지분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생보사들은 이러한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는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계약자 배당금을 가장 많이 지불해야 하는 삼성생명은 상장은 일반적인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증권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라 하면 되고, 상장한 뒤 내부유보금 처리나 상장차익을 계약자에게 이익으로 돌려주는 문제는 생보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면 된다며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생보사들의 계약자 배당이 적정하고 외국 생보사들이 상장할때 대규모 주식배당을 계약자에게 해준 사례가 없다는 결론이 나 상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중·소사는 이미 상장 분위기 조성

한편 계약자 지분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 보험사들은 이미 상장의 물고를 튼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상장 시기를 저울질 하며 잇따라 증자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05년 9월 1500억원을 공모를 통해 증자했고, 금호생명도 2005년 12월 1020억원을 증자하고, 오는 2007년 상반기에 상장을 추진하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신한생명은 신한지주회사에 편입되면서 신한금융지주와 주식을 교환, 상장사인 신한지주의 주가에 따라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돼 실질적으로 상장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한편 생보 빅3인 삼성, 교보, 대한 등은 원로적으로는 상장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 안팍 사정으로 견지하고 있는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상장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교보생명이며 대한생명은 관망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상장을 주도했던 삼성생명은 일단 기준을 확정하자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지급여력 비율과 영업 확장을 위해 자본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90%대로 감독당국이 정한 최소 지급여력비율 150% 기준은 충족하고 있지만 후순위차입, 금융재보험 등 부채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교보생명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으며 규모는 4000억~5000억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외국계 사모펀드(PEF)를 비롯한 외국계 자본과 증자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상장이 최선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증자와 상장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여건이 마련되면 상장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보된 계약자 이익분에 대한 처리방식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급한 교보생명 삼성, 대한은 신중한 자세

교보생명의 지분 41.6%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가 그동안 보유지분율 하락을 걱정해 증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걸림돌도 적어진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유배당 계약자에 대한 지분 배분 문제를 떠나 상성그룹의 지분문제와 삼성차채권에 대한 문제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삼성생명의 관계자는 “상장의 중요한 목적중 하나가 주식시장을 통한 안정적인 자금 확보 인데 자산 1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상장 문제에서 다소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은 에버랜드와 삼성카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카드사태 이후 삼성카드가 부실에 빠지자 삼성카드를 살리기 위해 자금을 지원한 회사가 삼성생명이다. 상장을 하게 되면 삼성생명과 삼성그룹 관련 지배구조가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삼성그룹과 삼성생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삼성차채권단과 관련된 문제도 삼성이 상장을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단의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모두 인수할 경우 지분 17.65%를 획득, 형식상으로는 2대주주가 된다. 따라서 지배구조가 상당히 불안해 질 우려가 있다.

상장이 되면 삼성 지분 매각의 걸림돌중 하나인 적정가격 산출 논란이 해소되기 때문에 판매가 더욱 용이해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이 삼성측과 맺은 합의서에서 삼성생명 주식을 한 주당 70만원씩 쳐서 증여를 받았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70만원이 안될 경우 차액분에 대한 보전 논란도 예상된다.

대한생명의 경우 49%의 지분을 보유한 예금보험공사가 2007년 기업을 공개한 후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느긋한 상황이다.

상장을 위한 누적결손금 해소와 한화컨소시엄의 지분 16% 추가매입 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생명의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의 결정에 좌우되겠지만 아직 누적 손실도 털어내지 못한 상황이며 삼성이나 교보처럼 자산재평가를 받은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상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보사의 상장문제가 재부상하는 것은 생보업계의 입장이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보험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수요기반 확충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금융 정책은 은행산업이 경제의 주축으로 경제를 끌어왔지만, 앞으로는 소비자 경제로 넘어가면서 보험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보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덩치를 키워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주가가 13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우량기업을 상장시켜 증시 수요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어느 때 보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증권사의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 열풍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우량기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금이 풍부한 생명보험사들이 증시로 편입되면 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이 상장되면 그동안 오너가 주도로 하는 외형 성장위주의 방만한 경영으로 비난을 받아왔던 생명보험사들의 경영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관계사 자산가치도 높아질 듯

한편 생보사의 상장은 관계사들의 주식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목되는 기업은 그동안 상장을 추진해온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대한생명의 주주회사들. 중소형 생보사를 거느리고 있는 관계사들도 일정 부분 수혜가 예상된다.

생보사가 상장될 경우 지분 보유사들은 기업가치 상승과 더불어 자금을 현금화할 수 있어 유동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주요 주주는 이건희 회장, 에버랜드 등이지만, 방계회사인 신세계가 271만주, CJ가 159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전기와 정밀화학, 제일기획 등이 10만주를 갖고 있다. 신세계와 CJ의 경우 삼성생명 장부가가 주당 2000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상장시 25만원이라고 가정해도 최대 4000억~6000억원 이상 평가액이 발생한다.

대우인터내셔날은 교보생명 지분 24%인 440만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우채와 관련해 사실상 자산관리공사 소유이다. 대한생명의 경우 ㈜한화가 1억 8672만주를 가진 최대주주며 한화석유화학이 710만주, 한화증권이 3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생명이 상장되면 한화 계열사 지분보유 가치가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와 신한생명도 19%의 신한생명 주식을 보유, 생보상장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신한생명이 신한금융지주 자 회사로 편입되면서 가장 큰 이익을 볼 기업은 신한생명 1대주주인 대교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교는 신한생명 주식 770만주를 가지고 있는데 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된 주가가 1만5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주당 5000원으로 계상돼 있는 389억원 규모인 신한생명 지분을 1만5000원으로 평가하면 1190억원이다. 대교는 이번 신한생명 지주사 편입과 실질적 상장으로 801억원 규모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이 금호생명 지분을 각각 32.6%와 31.2%, 27.7%를 보유하고 있다. 생보사들의 상장이 본격화되면 이들 관계회사의 주가나 자산가치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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